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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12 20:05 수정 : 2006.05.13 00:29

검찰 수사 뒷얘기
개 줄기세포 실험 때도 사람세포 섞어
황우석씨 “독살 소문” 음식 입도 안대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 수사는 검사 9명 등 전담 수사인력 63명이 투입돼 넉달 동안 진행됐다. ‘과학계의 성수대교 붕괴 사건’으로 불릴 정도로 전대미문의 사건인 만큼 수사 과정의 뒷얘기들도 많다.

지난 1월11일 검찰수사가 시작된 뒤 약 한달 만에 소환된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는 검찰에서 음식을 전혀 먹지 않았다. 검찰이 이유를 묻자 “검찰에서 나를 독살시킬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피조사자를 놓아두고 혼자 식사를 할 수도 없어 수사검사도 함께 끼니를 거르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담당 검사 몸무게가 5㎏이나 줄었다”고 전했다.

황 전 교수와 함께 소환됐던 김선종 연구원은 출석하자마자 줄기세포 섞어심기가 자신의 단독범행임을 실토했다고 한다. 수사팀은 이런 갑작스런 자백의 진실성을 의심해 거짓말탐지기를 동원했으나 ‘진실’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황 전 교수도 마찬가지였다. 수사팀 관계자는 “처음에는 황 전 교수가 진짜 섞어심기 사실을 몰랐는지를 의심했지만, 수사를 진행하면서 그가 배양 부분에 대해서는 아는 내용이 거의 없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황 전 교수와 홍만표 특별수사팀장(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의 인연도 화제가 됐다. 홍 팀장은 대검 기획과장으로 일하던 2004년 황 전 교수를 초청해 강연을 열었다. 당시 상당수 검찰 간부들이 황 전 교수의 강연에 감동했으며, 검찰 수뇌부는 “좋은 강연을 주선했다”며 홍 팀장을 칭찬했다. 황 전 교수는 수사가 시작되자 주변에 “그때 그 검사가 수사팀장”이라며 착잡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 착수 뒤 100일 넘도록 황 전 교수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매일같이 1인시위와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인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황 전 교수를 ‘세게’ 수사한 날이면 어김없이 다음날 시위대의 목소리도 커졌다”며 황 전 교수와 시위대 사이의 관계를 의심했다. 또다른 검찰 관계자는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황 전 교수 지지자들에게 봉변당한 이야기를 황 전 교수에게 했더니 ‘노성일의 자작극’이라고 말하더라”며 혀를 찼다.

김선종 연구원 자살시도설의 진위 여부도 궁금한 대목. 지난해 11월12일 권대기 연구원은 미국에 있던 김 연구원에게 전화를 걸어 제럴드 섀튼 교수의 결별선언 소식과, 문화방송 <피디수첩> 팀에 체세포 시료를 모두 넘겨줬음을 알렸다. 이날 김 연구원은 신경안정제와 수면보조제 20여알을 복용하고 의식을 잃은 채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나중에 김 연구원은 단순한 수면제 복용이라고 해명했지만, 검찰은 피츠버그대학병원의 진료기록부를 입수해 검토한 결과 자살 시도였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 연구원은 2005년 8월 황 전 교수팀의 개 줄기세포 실험 때도 섞어심기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개 줄기세포 테라토마 실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료가 부족하자, 사람 줄기세포를 섞어 결국 실험을 망쳐버렸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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