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4.16 15:35
수정 : 2014.04.1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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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km 해상에서 인천을 출발해 제주로 가던 6천825t급 청해진 소속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해 해경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진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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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앞바다 여객선 침몰사고
“‘쿵’ 소리와 함께 배가 기울면서 (몸이) 넘어지는 바람에 이리 구르고 저리 굴렀어요.”
16일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여객선 충돌 사고 후 구조된 안산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은 당시 긴박했던 순간을 이렇게 전했다.
구조자 정모(16)양은 “여객선 2층 방 안에 있었는데 ‘쿵’ 소리가 나더니 갑자기 배가 기울기 시작했고 밖에 나와보니 나를 비롯해 아이들이 중심을 못 잡고 휘청휘청하다가 넘어졌다”고 말했다.
정 양은 “큰 충격은 못 느꼈고 곧바로 원상복구될 줄 알았다”면서 “넘어진 아이들은 좁은 방안에서 칸막이 등에 충돌하면서 가벼운 찰과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당시 위로 여행가방과 소지품들이 바닥으로 쏟아졌고 학생들의 날카로운 비명이터져 나왔다.
정 양이 있던 방에는 학생 8명이 있었으며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2학년 한승우(16)양은 “우리는 대피할 때까지 이렇게 큰 배가 설마 침몰할 줄 몰랐고 곧 정상화할 줄 알았다”며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비명에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사고 후 얼마나 지났을까. 구조 선박이 여객선 근처로 다가왔고 구조원이 건네준 호스를 잡고 이들은 침착하게 탈출에 성공했다.
이들은 현재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임시 치료를 받으며 정신적 안정을 취하고 있다.
구조된 학생들은 모포를 뒤집어쓰고 “00야 어디 있니”라며 얼굴이 안 보이는 친구들을 찾으며 울먹이기도 했다.
아직 사상자와 실종자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자 소식이 끊긴 자녀를 찾아 헤매는학부모들도 속속 진도에 도착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연락이 끊긴 딸을 찾아 진도군 내 병원들을 뛰어다녔으나 오후까지소재 확인에 실패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혹시 우리 딸 못 봤니”라고 물은 뒤 “잘 모른다”는 답변을 듣자 허망한 표정을 지으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진도=연합뉴스)
진도 여객선 ‘세월호’ 침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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