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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4.16 17:32 수정 : 2014.04.16 20:52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탄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16일 오전 경기 안산 단원고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학부모들이 학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안산/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진도 해상 여객선 침몰 대참사] 비통한 안산 단원고
학부모 500여명 모인 학교 눈물바다
오전에 “전원구조” 통보해 안도했다
“아직 구조중” 번복에 다시 절규
이중 300여명은 버스로 진도 출발
학교, 임시휴교…1·3학년 돌려보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중 침몰사고를 당한 경기도 안산 단원고에서는 온종일 학부모들의 절규가 이어졌다. 특히 오후에 2학년4반 정차웅(17)군이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모여 있던 학부모들은 발을 구르며 오열했다.

학교 4층 강당에 마련된 상황실에 몰려든 학부모 500여명은 자식들의 생사를 확인해달라며 학교 관계자를 붙들고 아우성을 쳤다. 오전 11시께 배가 뒤집힌 모습이 텔레비전 뉴스 속보 화면에 나오자 일부 학부모는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실신하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배에 탔던 딸에게 휴대전화를 계속 걸다 통화가 되지 않자 ‘제발 연락 좀 해라. 걱정하지 말라. 엄마가 곧 간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애간장을 태웠다. 또한, 구조된 2학년2반의 한 학생이 부모와 통화가 되자 근처 학부모들이 서로 전화를 돌려받으며 “우리 애 어딨니? 못봤어?”라며 발을 굴렀다.

또 학교로 달려온 한 할머니는 “생때같은 우리 손주 바닷속에서 얼마나 추울껴…. 대통령님, 구조대원님 제발 빨리 좀 구해주소”라며 가슴을 쳤다. 지역 특성상 공장 노동자 자녀가 많은 이 학교에는 기름때가 묻은 작업복 차림으로 학교로 달려온 학부모들도 상당수 있어 부모의 절박한 심경을 대신했다.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탄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16일 오전 경기 안산 단원고 학부모들이 진도실내체육관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있다. 안산/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뉴스를 보며 가슴을 졸이던 학부모 300여명은 학교 쪽에 사고 현장 방문을 요구했고, 안산시와 학교 쪽은 버스 6대를 마련해 오후 12시20분게 진도로 출발했다. 눈물을 흘리거나 상기된 표정으로 버스에 오르던 한 학부모는 “가면 뭐가 달라지겠느냐마는 아무도 못 믿겠으니 현장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의 침몰 소식이 전해진 16일 오전 이 배를 타고 수학여행을 떠난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의 부모들이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으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리며 힘겨워하고 있다. 안산/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학교의 늑장 통보도 문제가 됐다. 단원고는 이날 오전 8시10분께 제주해경으로부터 ‘오전 8시30분 항구에 도착하기로 한 세월호와 연락이 안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오전 9시30분 경기도교육청에 전화로 사고 내용을 보고한 뒤에도 학부모들에게는 알리지 않다 9시50분이 돼서야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사고소식을 들은 지 1시간여 만이다. 학부모 송아무개(48)씨는 “뉴스를 보고 가슴을 졸이며 학교로 전화를 했지만 불통이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학교 관계자는 “상황을 정확히 전달해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에 사고내용을 제대로 파악하느라 학부모 통보가 지연됐다”고 해명했다.

또한, 학교 측은 이날 오전 11시20분께 “학생들이 전원 구조됐다”고 학부모들에게 알렸으나 다시 “해경이 구조 중이라는 통보를 해왔다”고 번복했다. 이 바람에 잠시 환호성을 지렀던 학부모들은 “이게 도대체 뭐하는 짓이냐”며 울부짓기도 했다.

한편, 단원고 학생들은 15일 오후 8시30분께 인천항에서 출발해, 3박4일 일정으로 제주도 수학여행길에 올라 이날 낮 12시께 제주도 여객터미널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단원고는 이날 오전 임시휴교 조처를 하고 1학년과 3학년 학생들을 모두 집으로 돌려보냈다.

안산/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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