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4.16 20:47
수정 : 2014.04.16 20:47
중대본 브리핑 오류 또 오류
정부 재난관리 시스템 ‘구멍’
해경·해수부 발표 각각 달라 분통
정부는 16일 오전 전남 진도 근처 바다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탑승자, 구조인원, 실종자 숫자 등 기초적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못해 온종일 허둥대는 등 국가 재난관리시스템의 헛점을 드러냈다.
정부가 꾸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2시간 간격으로 연 브리핑에서 구조인원을 161명, 179명, 368명으로 발표했다 오후 4시30분 180명으로 수정했다. 이경옥 안전행정부 차관(중대본 차장)은 “어선 등에서 구조된 인원이 중복 집계돼 오류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세월호에는 제주로 수학여학을 떠난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을 포함해 459명이 탑승했다.
구조인원 등을 두고 중대본과 해경, 해양수산부, 경기도교육청 등이 제각기 다른 수치를 내놓았다. 사고 초기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구조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정부는 구조인원과 실종인원을 파악못하고 갈팡질팡했다. 이에따라 군과 해경, 해양수산부 등 유관기관들이 유기적 협력속에 사고 초기 필요한 구조인력·장비 투입 등을 제때 투입하는데 차질을 빚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경기도교육청과 단원고 쪽은 오전 한 때 “학생들 전원이 구조됐다”고 설명해 학부모들이 안도했지만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학부모들은 초대형 참사로 이어질 것을 걱정했다.
도교육청은 오전 11시 9분께 출입기자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라고 통보하고 오전 11시25분께에는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 해경 공식 발표’라고 2차 공지까지 했다. 또 ‘안산 단원고 수학여행 긴급대책반’이라는 제목으로 시간 별 내용을 정리한 도교육청의 자료에도 이런 내용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단원고 역시 학교로 몰려온 학부모들에게 구두로 “오전 11시5분께 모두 구조됐으니 안심하라”고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시점에 중대본은 완전히 다른 브리핑을 했다. 중대본은 오전 11시30분 긴급 브리핑에서 “161명이 구조됐다(오전 11시15분 기준)”고 밝혔고 낮 12시30분에도 “179명이 구조됐다(낮 12시11분 기준)”고 공개하며, 도교육청 쪽 집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오후에도 혼선이 벌어졌다. 중대본은 이날 오후 2시 긴급 기자회견에서 “368명이 구조되고 2명이 사망했다. 107명은 구조 중이다(오후 1시 기준)”고 설명했지만, 이 숫자마저 집계 과정에서의 오류였던 것으로 확인돼 재집계하는 일이 벌어졌다. 중대본은 곧바로 브리핑을 열어 “약 180명이 구조됐고, 2명이 사망했다(오후 3시 기준)”고 밝혔다. 290여명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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