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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4.16 22:05 수정 : 2014.04.16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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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해상 여객선 침몰 대참사] 실종자들 생존 가능성은?
전문가 “공기 차 있는 뱃머리쪽부터 수색해야”
“공기 있어도 저체온증으로 생존시간 1~3시간”

침몰한 세월호 안에 상당수 승객들이 갇혀 있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들을 구하기 위한 시간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해난 사고 전문가들은 승객들의 생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구조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조언하면서도 조심스럽게 비관론도 내놓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6일 저녁 현재 탑승객 459명 중 290명이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실종자들 중 일부는 민간 선박에 구조됐으나 그 사실이 집계되지 않았거나, 바다에 뛰어들어 구조를 기다리는 상황일 수 있다.

하지만 구조된 이들 말을 들어보면, 선원들이 승객들에게 자리에서 움직이지 말라고 방송했고, 배가 급격히 기운 점 등으로 봤을 때 상당수 승객들이 선박에 갇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배가 순식간에 왼쪽으로 기울어 그쪽에 실종자들이 몰려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구조된 김성묵씨는 “선박회사 쪽에서 위험하니까 자리에서 움직이지 말라고 계속 방송을 해, 승객 중에 움직이는 분들이 없었다. 물이 너무 빨리 차오르다 보니까 사람들이 미처 문 쪽으로 빠져나올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구조의 희망을 안타깝게 저버린 4년 전 천안함 사건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천안함 사고 때 배 안에 갇힌 장병 46명은 모두 사망했다.

배 안에 갇힌 실종자들의 경우 선내에 남아 있는 공기로 생존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구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안함 사고 당시 군은 최대 생존 한계 시간을 69시간으로 잡았다. 당시에는 선미의 위치를 찾는 시간만도 58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선박의 위치가 명확한 이번 사고의 경우엔 아직 포기하긴 이르다는 이야기다.

정동남 대한구조연합회 회장은 “뱃머리 쪽으로는 (배에 남아 있던) 공기가 차 있고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어 여기서부터 수색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원 소방방재청 119심해특수구조대원은 “배가 크고 격실이 많기 때문에 뒤집혔어도 여기에 공기가 차서 실종자들이 생존했을 가능성이 있다. 상황에 따라 야간에라도 수색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색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기가 남아 있더라도 물이 들어온 곳에 있는 실종자들은 저체온증으로 생존 가능 시간이 3시간가량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있다. 사고 지점의 바닷물 표면 온도는 섭씨 11도이지만 38m 바닷속 수온은 그보다 낮다. 30년 잠수 경력을 지닌 노남진 해군 해난구조대(SSU) 전우회 부회장은 “저체온증이 가장 큰 문제인데 체력에 따라 1~3시간가량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장균 대한민국 해군 특수전전단(UDT) 전우회 회장은 “천안함 때도 군함은 어뢰 피격에 대비해 선체가 이중으로 돼 있었어도 생존자가 없었는데 일반 선박은 한 겹으로 돼 있어 물이 더 쉽게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어둠도 실종자들이 싸워야 할 상대다. 진교중 전 해군 해난구조대장은 “아무리 담력이 좋더라도 적막하고 어두운 배 안이라는 공포스런 상황에서 낮은 온도를 계속해서 견디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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