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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4.16 22:17 수정 : 2014.04.17 01:54

제주행 수학여행 여객선 진도 앞바다 침몰
안산 단원고 학생 등 290명 생사 확인안돼
17일 새벽 1시30분 현재 6명 사망·179명 구조
야간 수색작업 난항

들뜬 마음으로 수학여행 길에 올랐던 꽃다운 10대들이 차디찬 바닷물 속으로 사라졌다. 여객선과 함께 생때같은 자식을 집어삼킨 바다를 속절없이 바라보며 엄마 아빠는 가슴을 쥐어뜯었다.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앞바다에서 6825t급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등 290명이 실종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해양경찰청이 집계한 결과 새벽 1시30분 현재 침몰한 여객선의 탑승자 475명 중 179명이 구조됐고, 6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나머지 290명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배에는 단원고 학생 325명과 교사 15명이 타고 있었다. 사망자는 여객선 직원 박지영(22)씨와 단원고 학생 정차웅(17)·권오천(17)·임경빈(17)군 등으로 확인됐다. 실종자 중에는 친구들과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배에 오른 학생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단원고 학부모들은 한때 ‘전원 구조’ 소식이 알려지자 반색했다가, 학생 실종자가 많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진도로 달려가 자식들이 살아 있기만을 빌며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해경은 선박이 급격하게 왼쪽으로 기울며 침몰하는 바람에 아래층에 있던 승객들이 빠져나오기 어려웠고, 선내에서 ‘움직이지 말고 그대로 있으라’는 방송이 여러 차례 나왔다는 생존자들의 증언으로 미뤄, 선사 쪽의 초기 판단 잘못 탓에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은 “사고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5마일 해역을 수색중이다. 해역에 사망자나 생존자의 흔적이 없는 것으로 미뤄 나머지 승객들은 뒤집힌 채 침몰한 배의 선실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해경은 또 “수온이 13도 안팎이어서 바다에 빠지면 3시간 정도 생존할 수 있다. 시간이 갈수록 생존 가능성이 낮아지는 만큼 조명탄을 쏘며 야간 수색을 하는 등 구조활동을 서두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경은 학생 등 실종자들이 선실과 식당, 매점 등에 남아 있을 것으로 보고 해경특공대 등 잠수사를 투입했지만 조류가 빨라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세월호는 이날 오전 8시58분께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7㎞ 해상을 지나다 해경에 조난신호를 보낸 뒤, 낮 12시께 완전히 뒤집힌 채 수심 37m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고 직전 배 앞부분에서 ‘쿵’ 하는 소리가 났다는 생존자의 증언에 비춰 안개 속에서 암초에 충돌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목포/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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