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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4.20 15:56 수정 : 2014.04.20 16:03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탄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16일 오전 경기 안산 단원고 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학부모들이 학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안산/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안산 시민들 ‘커져만 가는 슬픔’
희생자 장례식…곳곳에서 ‘통곡’

“안녕~ 친구야…. 잘 가세요 선생님….” 

제주도로 추억 만들기에 나섰던 아들과 딸, 그리고 선생님과의 영원한 이별이 하루종일 이어졌다. 눈물 마를 틈이 없는 엄마와 아빠는 오열하다 쓰러졌고, 학생들은 한마디 작별 인사도 없이 떠나는 친구들의 이름을 서럽게 불렀다.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과 교사 6명의 장례가 20일 안산지역 장례식장 곳곳에서 엄수됐다.

이날 장례식을 지켜보던 40대 남성은 “이게 도대체 나라냐. 어찌 피지도 못한 청춘을 저렇게 떠나 보낼 수밖에 없느냐”며 통곡했다. 아이를 업고 장례식장을 찾은 오아무개(38·여)씨는 “이젠 교복 입은 학생만 봐도 가슴이 먹먹해 미어진다”며 연실 눈물을 흘렸다.

이날 오전 5시 안산제일장례식장에서 희생 학생 가운데 가장 먼저 장례를 치른 2학년4반 장아무개(17)군의 발인식에서는 유족과 단원고 학생 300여 명이 참석해 장군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떠나는 아들 앞에서 어머니가 끝내 주저앉자 장례식장은 울음 바다가 됐다. 장군의 같은 반 친구 안아무개(17)군도 친구의 뒤를 따라 영면에 들었다.

학생들을 대피시키다 목숨을 잃은 안산 단원고 2학년6반 담임 고 남윤철(35) 교사도 같은 곳에서 제자들의 뒤를 따랐다. 담담하게 빈소를 지키던 남 교사의 아버지는 “사랑한다 내 아들. 잘가라 아들아. 장하다 내 자식”이라고 오열하고 말았다.

사고 당일인 지난 16일 생일이었던 2학년9반 담임 고 김초원(26·여) 교사 역시 숨진 제자들과 동료 교사의 뒤를 따랐다. 김 교사 아버지는 이날 영구차량을 부여잡고 딸의 이름을 목놓아 불러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안산제일장례식장에서는 이날 오전 1시간 학생과 교사들의 장례식이 치러졌고, 2학년3반 전아무개(17)양과 2학년4반 김아무개(17)군도 각각 동안산병원 장례식장과 온누리병원 장례식장에서 사랑하는 부모·친구와 이별을 고했다. 전양 등 일부 학생들의 영구차는 장례식장을 출발해 정든 학교를 들렀다 화장장으로 향하기도 했다.

이처럼 새벽부터 연이어 진행된 장례식을 찾은 학생들은 친구들의 주검이 하나씩 들려나올때마다 오열했다. 친구의 영구차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다 바닥에 털썩 주저앉고 만 여고생 박아무개(17)양은 “제주에 가서 돌하루방 선물로 준다더니…. 약속도 안지키고 떠났다. 우리 이젠 다시 못보는 거냐”며 눈물을 쏟았다. 또한, 장례식장에서 20여m 떨어진 곳에서 흐느끼던 한 여학생은 “친구 영정 사진 보기가 두려워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연실 눈물을 훔쳤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수원시 수원연화장에서 사고로 숨진 이 학교 교사 고 최혜정(25·여)씨가 영면에 들었다.최씨는 2학년9반 학생들을 인솔했다 학생들을 대피시키느라 배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올 가을 결혼 앞두고 숨진 세월호 아르바이트생 김기웅(28)씨와 승무원 정현선(28)씨의 유해도 20일 부평승화원 봉안당에 나란히 안치됐다. 인천~제주를 오가는 배를 타며 4년 넘게 정씨와 사랑을 나눈 김씨는 지난 16일 침몰사고가 나자 다친 동료를 먼저 내 보낸뒤 배로 다시 들어가 정씨와 함께 탑승객을 탈출 시킨 뒤 다시 배로 들어갔다가 주검으로 발견됐다. 한편, 단원고 정문에는 주민들이 가져다 놓은 흰 국화꽃다발 수십여개가 놓여있고, 안산 중앙역 로데오거리에 마련된 희망의 편지 게시대에는 “얘들아~ 조금만 힘내! 빨리 살아서 만나자. 포기하지 마”라는 등의 글이 적힌 쪽지와 편지 등 수백통이 쌓여 있다.

안산 인천/김기성 김영환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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