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4.20 21:19
수정 : 2014.04.21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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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닷새째인 20일 오후 인근 해상에 세월호에서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검은 기름이 떠 있다. 진도/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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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 “7시~7시30분 배 정지 목격”
최초 신고시간보다 1시간여 일러
세월호 사고 생존자들은 세월호가 ‘쿵’ 소리와 함께 기울기 시작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일부 생존자는 이 ‘쿵’ 소리를 정상 운항 시간으로 알려진 16일 오전 8시 이전에 들었다고 증언하고 있어 사고 발생 시각에 대한 논란을 키우고 있다.
구조된 정아무개(16)양은 “여객선 2층 방 안에 있었는데 ‘쿵’ 소리가 나더니 갑자기 배가 기울기 시작했고, 밖에 나와 보니 나를 비롯해 아이들이 중심을 못 잡고 휘청휘청하다가 넘어졌다”고 증언했다. 세월호 승무원 전아무개씨는 “당직 교대를 위해 기관일지를 쓰던 오전 7시45분께 ‘쿵’ 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쿵’ 소리는 세월호가 화물과 차량이 한쪽으로 쏠릴 만큼 급격한 회전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화물이 한쪽으로 쏠리면 선체 복원력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실제 해양·조선 전문가들은 세월호의 침몰 원인으로 변침(선박이 진행 방향을 트는 것) 구간에서의 미숙한 운항과 이로 인한 적재 화물의 쏠림을 지목하고 있다. 합동수사본부 역시 뱃머리를 급히 틀다 적재한 화물이 한쪽으로 쏠려 균형을 잃은 것을 유력한 사고 원인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현재까지 알려진 ‘정상 운항’ 시간인 오전 8시 이전에 ‘쿵’ 소리가 나고 배가 크게 흔들렸다는 증언도 일부 나오고 있어, 실제로 사고가 발생한 시각은 신고 시각(오전 8시55분)보다 훨씬 앞설 것이라는 추정이 이어진다.
최초 신고가 접수된 오전 8시55분보다 크게 앞선 시점에 세월호가 사고 해역 부근에 멈춰 서 있었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사고 해역 인근인 관매도에 살고 구조에도 나선 한 어민은 언론 인터뷰에서 “바다로 미역을 따러 나가는 시간이 아침 6시30분이니 내가 바다에서 그 배를 본 것이 아마 7시에서 7시30분쯤이었을 것이다. 하얀 배가 가만히 있기에 왜 그러나 싶고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그 외에 별다른 특이점이 안 보여 그냥 마을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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