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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4.20 22:59 수정 : 2014.04.21 16:45

해수부·해경 관제센터 ‘따로’
상황 설명하다 탈출기회 뺏겨
해경, 교신내용 뒤늦게 공개

해양수산부 소속인 제주 해양교통관제센터(VTS·관제센터)가 세월호 침몰 상황을 먼저 연락받고 소속이 다른 진도 관제센터(해경 관할)에 이를 알려주는 사이 재난사고 인명 구조에 가장 중요하다는 ‘골든타임’ 12분이 허비돼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침몰 과정을 담고 있는 진도 관제센터 교신 내용을 석연치 않은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사고 발생 닷새째인 20일에야 이를 뒤늦게 공개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공개한 침몰 당시 진도 관제센터와 세월호 1등항해사 사이의 교신 내용을 보면, 진도 관제센터는 사고가 난 16일 오전 9시6~7분 세월호를 호출한 뒤 첫 질문으로 ‘침몰 중이냐’고 묻는다. 세월호는 ‘그렇다. 해경에 빨리 좀 (연락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진도 관제센터는 곧바로 근처를 지나던 선박을 호출해 세월호 구조작업을 지시한다. 이 선박은 오전 9시14분께 세월호 근처까지 접근해 ‘승객들이 탈출하면 구조하겠다’고 알린다.

그러나 애초 제주 관제센터(해양수산부 관할)가 세월호로부터 침몰 신고를 접수한 시간은 진도 관제센터(해경 관할)보다 12분이나 앞선 오전 8시55분이었다. 세월호는 제주와 진도 관제센터 두 곳에 침몰 상황을 반복해서 알린 셈이다. 진도 관제센터가 처음부터 세월호와 직접 교신을 주고받았다면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진도 관제센터는 세월호와 교신을 시작한 뒤 조타실에 승객들을 배 밖으로 탈출시키라는 지시를 여러 차례 했지만, 세월호 쪽은 구조선 도착 여부만을 되풀이해 묻다 탈출 타이밍을 놓친 정황도 확인됐다.

이와 함께 진도 관제센터는 세월호가 자신들의 관할 구역에 진입한 뒤 2시간 동안 항적을 모니터링하거나 직접 교신한 내역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의 다른 선박들과는 계속 교신을 유지하면서도 유독 세월호에 나타난 ‘이상 징후’만은 제주 관제센터로부터 연락 받기 전까지 전혀 파악하지 못해 ‘관제 실패’ 의혹이 제기된다.

한편 김진태 검찰총장은 사고 현지에 설치된 수사본부와 별도로 인천지검에 세월호 운항사인 청해진해운과 선주 등을 수사하도록 지시했다. 검찰은 또 세월호 승무원 등 40여명을 출국금지하고, 사고 전후의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승무원과 승객들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압수수색으로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김지훈 김원철 기자 watchdog@hani.co.kr

“선장, 직접 판단해 인명 탈출시켜라” 세월호-진도관제센터 교신 녹취록

“선체 기울어져 사람들 이동 불가” 세월호-제주관제선터 교신 녹취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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