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4.21 18:15
수정 : 2014.04.21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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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월스트리트 저널> 아시아 온라인판은 톱뉴스로 세월호 사건을 보도하며 텅 빈 경기 안산 단원고 교실 사진과 함께 세월호에서 수습된 주검이 옮겨지는 사진을 함께 싣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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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 연일 주요 뉴스로 보도
미 WSJ “실종자 가족 분노 확산”
중 환구시보 “낙후된 국가가 화두”
독 슈피겔 “청와대 항의행진” 소개
일 산케이 “박대통령 타격 심각”
외국 언론들은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 참사와 실종자 수색 뉴스를 연일 주요 뉴스로 다루면서 실종자 가족들이 정부의 혼란스런 대처에 느끼는 분노와 여론의 비탄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지난 20일 새벽 실종자 가족들이 절박한 심정으로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가 경찰에 가로막힌 상황 등 현지 분위기를 상세히 보도하고 있다.
중국 <환구시보>는 21일 한면 전체를 세월호 실종자 구조 소식과 한국의 분위기를 전하는 데 할애했다. 이 신문은 ‘생존자 구조 소식이 전해지지 않자 한국인들이 절망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안에서 ‘낙후된 국가’라는 말이 여론의 화두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독일 <슈피겔> 보도를 인용해 “한국에서 20년 만에 일어난 최대의 해상 사고가 현 정부의 정치적 난관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1일 세월호 참사를 온라인판 톱뉴스로 올려 놓은 <슈피겔>도 실종자 가족의 청와대를 향한 행진 소식을 보도하며 “가족들은 ‘정부가 살인자’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도 “진도체육관에 머물고 있는 수백명의 실종자 가족들은 재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느리고, 혼란스럽다고 비난했다”고 짚었다. 이 신문은 주검의 신원 확인을 위한 유전자(DNA) 채취소가 19일 차려진 것과 관련해 “자녀가 실종된 정혜숙씨는 선체 수색이 완료되기도 전에 유전자를 채취하라는 요청을 받아서 격분했으며, 정씨는 ‘난 유전자 검사는 생각조차 할 수 없고, 우선 내 아이를 구해주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방송과 신문 등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실종자 부모들의 분노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한국이 3류 국가였다’고 평가한 한국 언론들의 보도를 인용하며 “이번 사건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신문은 “1990년대 중반 임기 중에 삼풍백화점 붕괴 등 여러 참사가 줄을 이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지금도 국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낮다”며 “한국 정부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반정부 데모나 정치 동요가 일어나지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우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을 ‘인재’로 지적하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경고하는 외신들의 보도도 이어졌다. <가디언>은 “한국에서 20년 내 최악의 사고인 이번 사태의 핵심 요소가 사람의 잘못, 인재라는 증거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고 짚었다. <환구시보>는 후보 베이징대 중국전략연구센터 연구원의 기고를 통해 “80% 이상의 무역 화물을 해운항로에 의지하는 중국은 이번 한국 세월호 사고를 거울삼아 각 부서의 역량과 관리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세라 기자, 도쿄 베이징/길윤형 성연철 특파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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