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3.29 17:46
수정 : 2018.03.29 19:03
|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지난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도중 원고를 보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
|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지난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도중 원고를 보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
자유한국당이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를 놓고 참회하기는커녕, 진상 규명을 요구한 ‘촛불 시민’이 석고대죄해야 한다는 적반하장식 논평을 냈다 뒤늦게 번복했다. 세월호만 나오면 경기 일으키듯 반응하는 자유한국당 태도는 문제다. 남 탓만 할 게 아니라 참사를 통해 드러난 집권 시절 잘못을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28일 홍지만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박 전 대통령이 업무를 잘못했다고 탓했으면 됐지 7시간 난리굿을 벌일 일이 아니었다. 7시간 부역자는 석고대죄해야 한다. 세월호에 고맙고 미안하다고 쓴 문재인 대통령 집권의 정당성을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검찰 발표를 계기로 세월호에 대한 속내를 쏟아낸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29일 별도 논평에서 “모두가 일하는 시간에 침실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할 말이 없는 것”이라며 “권력 앞에 스스로 무너져 견제하지 못했던 무기력함을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재앙 앞에 비선 실세와 회의하는 무기력한 대통령이 국민들께 거짓 보고까지 하게 만든 모습”이라고 했다. 뒤늦게나마 비교적 사태 핵심에 다가간 듯하다.
세월호 7시간은 단순히 대형 참사에 대한 대응 차원을 넘는 문제다. 이를 계기로 박근혜 권부의 참담한 민낯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박 전 대통령은 당일 오전 10시가 지나도록 출근하지 않고 관저에 있었고, 안보실장 전화도 받지 못했다. 골든타임이 지난 오전 10시20분에야 안봉근 전 비서관이 관저로 달려가 보고했다. 이후에도 관저에 머물며 공식기구가 아닌 최순실, 문고리 3인방과 회의를 했고, 머리 손질을 한 뒤 오후 4시33분에야 관저 밖으로 나왔다. 이후 보고 시각과 횟수 등을 조작했고, 7시간 규명을 요구하는 유족들을 짓밟았다. 다른 국가 현안을 다루는 과정도 이와 비슷했을 것이다.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자유한국당은 세월호 문제만 나오면 회피하고 덮으려 해선 안 된다. 그렇게 해서는 미래가 없다. 오히려 국민이 ‘이제 됐다’고 할 때까지 참회하고 반성해야 한다. 세월호 문제에 관한 한 기회 있을 때마다 머리를 조아려야 한다. 늦었지만 유족들에게 진정으로 사과하길 바란다. 그것이 자유한국당이 새로운 보수로 거듭나는 길이다.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