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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4.12 05:01 수정 : 2018.04.13 14:00

‘세월호 참사 기억비 건립 프로젝트 기획단’(기획단)에서 활동하는 대학생 신은지(20)씨와 임혜림(22)씨가 10일 저녁 세월호 참사 희생자 단원고 2학년 4반 임경빈군의 어머니 전인숙씨와 함께 서울 종로구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사무실에 걸린 노란 리본 앞에 섰다. 이날 기획단원들은 세월호 참사 4주기 행사에 앞서 유가족과의 간담회를 진행했다.

고등학생 때 참사 겪은 임혜림·신은지씨
‘기억 팔찌’ 만들어 전교생과 나누고
최근 2년 유족 삶 사진·영상에 담아

잊지 않기 위해 ‘기억비’ 건립·모금 활동
“행동하는 4·16 세대 더 늘어났으면”

‘세월호 참사 기억비 건립 프로젝트 기획단’(기획단)에서 활동하는 대학생 신은지(20)씨와 임혜림(22)씨가 10일 저녁 세월호 참사 희생자 단원고 2학년 4반 임경빈군의 어머니 전인숙씨와 함께 서울 종로구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사무실에 걸린 노란 리본 앞에 섰다. 이날 기획단원들은 세월호 참사 4주기 행사에 앞서 유가족과의 간담회를 진행했다.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게 4·16세대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적어도 유족들이 ‘진상규명이 됐다’고 말씀하실 때까지는 잊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요?”

대학생 임혜림(22)씨와 신은지(20)씨는 스스로를 4·16세대라고 불렀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고등학교 3학년, 1학년이었던 이들은 모로 누운 배에 갇혔던 희생자들과 같은 고민을 나눴을 또래들이다. 참사를 목격한 아픔과 충격은 그만큼 클 수밖에 없었다. 이들 4·16세대들은 지난 1월19일 ‘세월호 참사 기억비 건립 프로젝트 기획단’(기획단)을 꾸렸다. 잊혀 가는 세월호의 아픔을 되새기고, 유족들 곁에 누군가 있다는 위로를 전하기 위해서다.

기획단은 출범 뒤 서울 광화문광장에 ‘제1호 세월호 참사 기억비’를 건립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기억을 모으자는 의미로 ‘기억비’라는 이름을 붙였다. 김유진 프로젝트 운영팀장은 “희생된 학생들과 또래인 친구들은 ‘친구, 언니, 오빠가 당한 일’로 참사를 기억하고 있다”며 “이들의 선명한 기억을 모아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의 힘으로 이어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임씨와 신씨가 기획단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세월호 참사를 환기할 ‘상징물의 중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참사 당시 학생회 활동을 했던 신씨는 ‘세월호 기억 팔찌’를 만들어 전교생에 나눠준 바 있다. 임씨는 2015년 대학 입학 뒤 꼬박 2년 동안 유족의 일정을 따라다니며 사진과 영상을 남겼다. “소녀상이라는 실체가 있기에 위안부 문제를 말할 때 사람들이 모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세월호를 잊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영상을 찍었고 기억비 건립에도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들은 광화문·대학로 등 주요 지역이나 대학교에서 모금 활동을 벌여 자금을 마련하고, 기억비 건립을 위한 스케치를 만들어 서울시 등 관계 부처와 설립 허가를 논의해 왔다. 그러나 세월호 4주기에 맞춰 1호 기억비를 건립한다는 프로젝트는 아직 ‘미완’이다. “막상 해보니까 기억비 건립은 많은 시간이 필요한 프로젝트였어요. 디자인을 만들고 기억비가 세워질 장소를 정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기획단은 지난 6일 활동을 끝냈다. 4주기 추모제 이후에는 임씨와 신씨를 포함한 일부 기획단원들과 최근 새로 합류한 대학생들이 ‘기억이음’이라는 이름의 동아리로 기억비 건립 프로젝트를 이어간다.

이들은 오는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세월호 참사 4주기 대학생 대회’에서 지난 3개월 동안 기획단에서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기억비 스케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304명의 희생을 추모하고 진실을 밝히려 싸워온 유족과 시민들을 기억하는 의미를 담을 것이라고 한다.

“기억비를 보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행동하는 4·16세대가 더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신은지) “유족분들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길을 터주신 것 같아요. 4·16세대가 그 길을 튼튼하게 만들어가야 하고, 그러려면 세월호 참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임혜림) 기억을 이어가려는 목소리가 씩씩하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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