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4.16 17:08
수정 : 2018.04.16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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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 안에 2014년 4월29일 문을 열었던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 전경. 참사 4주기를 맞은 16일 영결·추도식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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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비극을 눈물과 절규로 함께 했던 곳
문 연 첫날 박근혜 전 대통령 ‘뻣뻣한 조문’ 하기도
추모객 73만여명 맞은 뒤 1448일 운영 끝내고 철거
추모 기록물은 국가기록원과 유가족·안산시 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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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 안에 2014년 4월29일 문을 열었던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 전경. 참사 4주기를 맞은 16일 영결·추도식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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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위의 영정과 위패, 추모객 73만8446명, 추모 문자메시지 109만여건, 운영 기간 1448일, 자원봉사자 3만6천여명…’
사상 초유의 비극을 고스란히 지켜본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의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가 참사 4주기 추모행사를 끝으로 문을 닫는다.
합동분향소는 세월호 참사 13일 만인 2014년 4월29일 차려졌다. 그 때부터 꽃 같은 아이들의 영정을 품에 안은 엄마 아빠의 절규와 눈물로 가득했했다. 문을 연 첫날 오전 8시50분께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사과도 하지 않고 조문을 하다 성난 유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쫓겨나다시피 퇴장했다. 게다가 이날 한 할머니가 갑자기 나타나 유족처럼 행세하며 당시 박 대통령의 손을 잡고 위로받는 모습을 연출해 국민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당시 성난 유족들은 ‘대통령 박근혜’라고 쓰인 조화를 분향소 밖으로 끌어냈다.
애초 희생자 분향소는 같은 달 23일 안산 단원고 인근 올림픽기념관에 임시로 차려졌으나, 6일 동안 18만여명이 넘는 엄청난 조문객이 몰리자 화랑유원지로 옮겨졌다. 숱한 사연과 슬픔을 떠안은 합동분향소는 지난 15일까지 추모객을 받았으며, 안산시는 오는 19일께부터 이달 말까지 철거할 계획이다.
참사 초기 하루 2만여명 이상의 추모객이 다녀가던 합동분향소는 세월이 흐르며 시민의 발길이 뜸해졌지만, 여전히 ‘희생자를 잊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장이다. 특히 영결·추도식이 진행된 뒤 철거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12일부터 나흘 동안에만 1만여명의 추모객이 조문을 하기도 했다.
정부와 안산시 공무원 1만6천여명도 4년 동안 현장을 지원했다. 특히 슬픔에 싸인 유가족과 추모객을 돕기 위한 자원봉사자도 3만6천여명이나 돼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안산시 관계자는 “분향소 철거는 희생자에 대한 추모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추모공간 조성을 위한 시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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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위의 위패와 영정이 모셔졌던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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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합동분향소에 있는 세월호 조형물과 각종 추모 전시·기록물 등은 국가기록원으로, 영정과 위패는 상록구청 안산시 4.16기록관으로 보내질 예정이며, 일부는 유가족들에게 인도된다. 합동분향소 바로 옆에 있던 4.16가족협의회 사무공간과 유가족 대기실도 조만간 새 장소를 찾아 자리를 옮긴다. 이 공간엔 평소 10~20명의 유가족들이 상주하면서 손님을 만나고 회의를 했다.
4.16가족협의회 관계자는 “지난 4년 동안 합동분향소가 있어 유족들이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었다. 협조해준 안산시민들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 4.16생명안전공원(세월호 추모공원)이 순조롭게 조성돼 희생자들의 넋을 기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산/글·사진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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