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29 13:31
수정 : 2019.12.30 15:17
승용차 안에서 극단적 선택한 듯…
경찰 “가족에게 전하는 영상만 남겨”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참사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참사 당시 희생된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가 극단적 선택을 해 세상을 떠났다.
유경근 전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지난 28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아빠가 ○○이에게 갔습니다. 이제는 ○○이와 함께 평안시길…”이라며 “함께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십시오”라고 썼다. ○○군은 참사 당시 안산 단원고 2학년 6반이었다.
유 전 집행위원장은 이런 부고 위에 “(○○이 아빠는)계속 화나다 짜증 나다 욕하다 갑자기 부럽다가 또 안타깝다가 미안하다가 드러운 세상 욕하다…. 부동산 중개를 시작했대서 화성공장 의논하기로 했었는데…이제는 ○○이와 함께 편안하시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소식을 전해들은 유가족들은 “마음이 찢어진다. 정권이 바뀌어도 더 힘들어진다. 세상이 더 막막해진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경찰 관계자는 29일 “지난 27일 숨진 채 발견된 김아무개씨는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긴 동영상을 남겼다”며 “3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자세한 사망 원인을 밝힐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15일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참사 책임자 40명을 고소·고발한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가족협의회)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은 지난 27일 서울 서초동 민변 사무실에서 국군기무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 및 해경 관계자 등 47명에 대해 2차 고소·고발을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차 고소·고발 명단에는 지난달 고소·고발한 박 전 대통령과 김기춘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 9명도 포함됐다.
장훈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2차 고소 고발의 대상은 2014년 4월16일 당시 현장 구조를 방해한 해경들과 세월호참사 진실을 앞장서 은폐한 청와대와 감사원, 기무사, 그리고 탈출 가능한 마지막 순간까지 승객들에게 대기하라는 방송을 계속하고 본인만 탈출해 생존한 선원, 지난 1기 특조위 조사 활동을 방해한 정치인 등”이라며 “검찰이 이 피고소·고발인들을 철저히 수사하고 기소하여 처벌하라고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가족협의회 등은 1월 중 세월호 참사 책임자들에 대한 3차 고소·고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글·사진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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