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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3.23 18:44 수정 : 2015.04.09 00:02

무상급식 지원 중단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미국 출장 중 부인 및 현지 기업인 등과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났다. 경남도는 “골프 비용을 홍 지사가 냈다”며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하지만, 그렇게 어물쩍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무상 골프’ 여부에 대한 진상규명을 비롯해 공식 출장에 부인을 대동한 것과 평일 오후에 골프를 즐긴 것의 적절성 여부 등을 철저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홍 지사의 골프가 많은 사람의 공분을 자아내는 것은, ‘돈’ 부족을 이유로 학생들의 밥그릇을 빼앗은 도지사의 ‘흥청망청’이 너무나 이율배반적이기 때문이다. 홍 지사 주장대로 재정이 그렇게 빠듯하다면 도지사가 솔선수범해서 근검절약하는 모습을 보여야 옳다. 그런데 홍 지사는 최근 부산 김해공항에서 김포공항까지 1시간도 채 안 되는 거리를 이동하면서 값비싼 비즈니스석을 이용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호화 골프다. 자신은 특권과 혜택을 맘껏 누리면서 재정난 타령을 하는 염치없는 모습이 역겹지 않을 수 없다.

경남도는 해명자료를 내어 홍 지사의 골프가 “비공식 비즈니스”라고 주장하면서 “지사가 골프 비용 400달러를 현금으로 내서 통상자문관(미국 현지 사업가 주아무개씨)에게 결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부인까지 대동하고 비즈니스를 했다는 설명도 실소를 자아내지만, 이날 골프가 주씨의 요청에 따라 그가 회원으로 있는 골프장에서 이뤄졌다는 점에 비춰볼 때 비용을 홍 지사가 냈다는 말도 별로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경남도의 해명은 주씨가 결제를 한 사실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드러난 상황에서 나온 사후 수습용 알리바이 냄새가 물씬 풍긴다.

홍 지사가 부인을 출장지에 대동한 경위도 석연치 않다. 경남도는 부인이 “친지 방문차 로스앤젤레스를 방문중”이었다고 설명했으나, 부인의 출국 시점과 체류지가 어디인지, 항공료와 체류비 등을 무슨 돈으로 치렀는지 등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적지 않은 공무원들이 ‘부부동반 출장’으로 징계를 받은 것을 생각하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사안이다.

홍 지사는 ‘국민의 세금’을 들먹이며 무상급식 중단 필요성을 강변하기에 앞서 ‘국민의 세금’을 흥청망청 쓰는 것부터 사과해야 한다. “학교에 밥 먹으러 가나”라고 묻기 전에 “출장은 부인과 골프 치러 가나”라는 물음에 답해야 한다. 모든 것을 떠나 자라나는 아이들의 밥그릇은 빼앗으면서 자기는 좋은 비행기, 좋은 음식, 호화 골프를 즐기는 것이 부끄럽지도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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