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4.07 20:05
수정 : 2015.04.08 23:45
아이들에게 도시락 싸주고,
십시일반 ‘급식 발전기금’ 모금하고
‘홍준표 횡포’ 맞서 1인 시위 참여도
경남 지수초·중학교 학부모회는
부모 재산 따른 차별 겪지 않게
급식지원금 월 400만원 기탁하기로
하동군 초교 7곳선 급식비 납부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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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군 학부모 380여명이 참여하는 ‘무상급식 돌리도! 합천학부모모임’은 자녀 가방, 자동차 등에 무상급식을 촉구하는 스티커 붙이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무상급식 돌리도! 합천학부모모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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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중단 사태’에 대한 경남지역 학부모들의 저항이 경남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저항 방식도 도시락 싸주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급식비 납부 거부, ‘급식 발전기금’ 모금 등으로 점점 진화하고 있다.
경남 진주시 지수초등학교와 지수중학교 학부모회는 지난 6일 두 학교를 아우르는 ‘지수면 행복급식 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행복급식위는 급식비 납부를 거부하는 대신 다음달부터 월 400만원가량을 모금해, 급식비 납부일 직전 두 학교에 ‘급식지원금’ 명목으로 학교발전기금을 기탁하기로 했다. 이 돈이면 두 학교의 급식비를 모두 충당할 수 있다. 지수초와 지수중은 지난 1~2일 학부모들이 학교를 찾아가 아이들에게 직접 밥을 해 먹이기도 했다.
지수초 학부모 소희주씨는 7일 “아이들의 밥 문제를 우리 모두의 문제로 인식해 공동 대처하는 차원에서 이런 결정을 하게 됐다. 이 방식을 취하면 부모 재산 정도에 따른 아이들 차별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무상급식 중단에 화난 학부모들의 뜻을 명확히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동·진교·북천·양보·쌍계·묵계·적량초 등 하동군 7개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급식비가 자동이체되는 계좌를 해지하거나, 급식비 계좌의 잔고를 0원으로 만들어 급식비 납부를 거부하기로 결의했다. 하동초 학부모 정숙씨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끝까지 무상급식 지원을 거부한다면, 정부가 직접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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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식법 개정과 차별 없는 친환경 의무·무상급식 지키기 범국민연대 회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경상남도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 조처의 원상회복과 차별급식 중단을 촉구하는 행위극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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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군 초계초등학교 학부모회는 6~8일 도시락 싸주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어 9일부터 15일까지 인근 가회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도시락 싸주기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합천지역 학부모 380여명이 참여하는 ‘무상급식 돌리도! 합천학부모모임’은 자녀 가방, 자동차 등에 무상급식을 촉구하는 내용의 스티커 붙이기 운동도 벌이고 있다.
거창군 북상초등학교 전교생 40명은 지난 6일 도시락을 싸온 데 이어, 오는 13일에도 ‘도시락 급식’을 하기로 했다. 함양군 서상중학교와 서상고등학교 학생도 6~10일 도시락을 싸오고 있다.
친환경 무상급식 지키기 경남운동본부는 “경남 18개 시·군 모든 지역에서 학부모들이 1인시위, 촛불집회, 학부모대회, 지방의원에게 항의성 전화문자 보내기 등 무상급식 중단 사태에 항의하는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고, 갈수록 참여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도교육청은 “학부모들의 무상급식 중단 항의에, 학교급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학교가 7일 현재 44곳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창원/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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