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
[사설] 네팔의 비극, 함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진도 7.8의 대지진이 히말라야 산간의 작은 나라 네팔을 할퀴었다. 이번 지진은 지난해 4월 칠레 북부 해안 인근 태평양에서 발생한 지진(규모 8.2) 이후 가장 강력한 것이다. 네팔에서는 1만700명이 숨진 1934년 카트만두 동부 지진 이래 80년 만의 대지진이다. 이번 지진으로 벌써 1900여명이 숨졌으며, 앞으로 사망자가 45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네팔 사람들에게 닥친 고통과 슬픔을 함께 나누겠다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번 지진은 30만명이 숨진 2010년 아이티 강진(7.0)보다 16배나 강력하다고 한다. 또한 진원이 11㎞로 얕았다는 점도 피해를 가중시켰다. 피해가 커진 가장 큰 이유는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낡고 허술한 주택이 밀집해 있던 점이다. 지각판 현황으로 볼 때 네팔은 지진 안전지대가 결코 아닌데도 카트만두와 주변 카트만두 계곡 일대에 250만명의 인구가 지진에 약한 비보강 벽돌집에 주로 살았다고 한다. 가난한 사람들한테 더 큰 희생과 고통을 안겨준다는 자연재난의 경향성이 이번에도 나타난 셈이다.
지금 가장 필요한 일은 생존자를 구조하고 이재민을 돌보는 일이다. 카트만두 시가지는 아비규환 상태다. 무너진 건물 더미에 깔린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한 필사의 노력이 벌어지고 있다. 임시 병동은 실려온 환자들로 넘쳐나고 있다. 카트만두 주민들은 여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집 밖으로 나와 플라스틱 자리나 상자를 깔고 노숙하고 있다고 한다. 주민들한테는 물과 식품, 의약품이 긴급히 필요한 상태다. 히말라야 산지에서도 지진 여파로 산사태가 일어나 등반을 준비하던 산악인들이 숨지고 다쳤다. 지역 특성상 통신과 교통수단이 원활하지 않아 부상자를 제때 옮기기도 어렵다고 한다.
미국은 현지에 긴급 재난구호팀을 파견하고 구호금을 제공하기로 했으며, 유럽연합(EU)과 독일, 스페인,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 러시아, 이스라엘, 멕시코, 모나코 등도 지원을 약속했다. 적십자사, 국경 없는 의사회 등도 현지에 대원들을 급파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네팔에 구호금을 보내기로 했고 추가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 인류애를 발휘한다는 차원에서 당연한 일이다. 지원을 한다면 재난 발생 초기에 신속히 대응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지에 필요한 인력과 물자를 구체적으로 파악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바란다. 아울러 우리 여행객과 650명에 이르는 교민들의 안전도 빈틈없이 챙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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