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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4.27 20:03 수정 : 2015.04.27 23:32

네팔 지진 참사

네팔을 강타한 지진 발생 사흘째인 27일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망자만 3700명을 넘었다. 수도 카트만두 이외의 지역으로 수색·구조 작업이 진행될수록 희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에이피>(AP) 등 외신들은 27일 오후(현지시각) 네팔 재해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3700명, 부상자는 6500명을 넘었다고 보도했다. 전날 2400여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으나, 밤샘 수색·구조 작업이 진행되면서 희생자 수가 늘었다. 네팔 당국은 구조대가 진원지와 가까운 서부 산악지대에 접근하게 되면 희생자 수가 크게 늘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네팔 경찰청의 카말 싱 밤 대변인은 “절망적인 상황이다. 적절한 장비가 없어 구조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산악에 가까운 마을들이 심각한 지진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들이 있었다”며 “산사태로 인해 진원지 근처의 시골 마을들은 구조대가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조대가 오지 마을에 접근하려면 며칠은 걸릴 것으로 네팔 당국은 보고 있다.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의 대변인 맷 다바스는 “이런 마을은 일상적으로 산사태 피해를 입었는데, 200명, 300명, 많게는 1000명의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 완전히 파묻히는 일도 드물지 않다. 헬리콥터로만 접근이 가능하다”고 <비비시>에 말했다. 앞서 네팔 정보장관은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4500명에 이를 수 있다고 했으나, 희생자는 이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사망 3700명·부상 6500명 넘어
수색·구조 작업 할수록 늘 전망
여진·악천후·장비 부족
3겹 악재로 구조 더뎌

진원지 근처 오지마을 접근 못해
마을들 통째로 파묻히기도

파슈파티나트 사원 주변 하늘
주검 화장 연기 가득 피어올라
평지로 탈출 행렬 길게 이어져

26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동쪽에 있는 박타푸르의 한 여성이 지진으로 무너진 집 앞에서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서 있다. 박타푸르/UPI 연합뉴스
지난 25일 발생한 강진과 이후의 여진으로 네팔 주민들은 여전히 공포에 떨고 있다. 26일 밤에도 카트만두의 주민들은 지진의 두려움과 피난처 부족으로 길거리에서 잠을 자거나 임시 천막에서 밤을 보내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날 밤에는 천둥 번개가 치며 비까지 거세게 내려, 주민들은 방수포로 겨우 하늘을 가린 채 추위를 이겨야 했다. <가디언>의 네팔 특파원은 트위터에 “여진의 위험을 무릅쓰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야 할지 아니면 비를 흠뻑 맞으며 밤을 새워야 할지 기로에 섰다”며 지진 생존자들의 고단한 삶의 순간을 전했다.

수습된 주검의 장례도 치러지고 있다. 26일 오전부터 갠지스강 상류에 해당하는 바그마티강에 접한 네팔 최대의 힌두교 성지인 파슈파티나트 사원 주변 하늘은 주검들을 화장하면서 나온 연기로 뒤덮이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사원은 다행히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네팔 힌두교도들은 이 사원 앞 강가에서 주검을 화장한 뒤 재를 바그마티강에 뿌린다. 사망자를 24시간 안에 화장하는 게 힌두교도들의 장례 풍습이다. <뉴욕 타임스> 특파원 출신으로 네팔에서 살고 있는 도나텔라 로치는 “화장에 쓸 장작더미가 쌓여 있지만 주검들이 길게 늘어서 장작더미도 충분치 않다”고 전했다.

27일 날이 밝자 탈출 행렬이 이어졌다. 카트만두의 일부 주민들은 해발 1300m에 자리잡은 이 도시를 벗어나 평지로 피난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수천명의 주민들이 두 팔에 아기를 안은 채 도시를 빠져나가는 길로 몰려나와 버스에 오르려 하거나 승용차나 트럭을 얻어타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트만두에서 작은 식료품 가게를 한다는 크리슈나 무크타리는 “우리는 탈출하고 있어요. 어떻게 아이들과 이곳에서 살 수 있겠어요?”라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네팔 대지진 참사…차마 놓지 못하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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