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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5.13 20:30 수정 : 2015.05.19 11:36

문재인, 결정과정서 우왕좌왕
갈등수습 능력 의구심 커져
오영식 “문대표에 매우 실망”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청래 최고위원에 대한 최고위원회의 출석정지 조처를 발표한 뒤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13일 ‘막말’로 물의를 빚은 정청래 최고위원에 대해 당 공식 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 ‘출석 정지’ 결정을 내렸다. 사실상의 ‘직무 정지’에 해당하는 강력한 ‘정치적 결단’을 내리면서 당내 분란 수습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외부에 노출되면서, 문 대표의 정치 리더십과 갈등 수습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더욱 높아졌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마친 뒤 약식 브리핑 형식의 자리를 만들어 “정 최고위원이 스스로 밝힌 ‘자숙’의 내용이 미진하다고 생각한다”며 정 최고위원에 대한 출석 정지 입장을 밝혔다. 또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된 정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건에 대해서도 “당헌당규에 따라 원칙대로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며 “윤리심판원에서 조속하게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선출직 최고위원에게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정치적 징계’를 내린 것이다. 문 대표의 입장 발표 뒤 정 최고위원은 “당의 결정을 존중해 당분간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문 대표의 이런 결단은 이날 입장 발표에 앞서 벌어진 혼란상과 맞물리며, 정치적 효과가 크게 반감됐다.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문 대표가 “읍참마속의 심정”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정 최고위원에게 당분간 ‘자숙’할 것을 요청했지만, 정 최고위원이 “가급적 공개발언을 자제하되 최고위원회의에는 참석하겠다”며 사실상 이를 거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문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정 최고위원의 ‘자숙’을 통해 사퇴를 선언한 주승용 최고위원의 마음을 돌리는 등 당내 분란을 매듭짓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문 대표가 정청래 최고위원에게 ‘자숙’의 확실한 의미를 설득하지 못해 정 최고위원의 회의 참석 여부를 둘러싼 혼선이 빚어진 것이다. 뒤늦게 정 최고위원의 ‘출석 정지’로 정리됐지만 수습책의 약발은 크게 떨어지게 됐다. 당장 지역구인 전남 여수에서 칩거중인 주 최고위원도 “정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와 나의 사퇴는 상관없는 일이다. 친노 패권주의 청산 의지를 밝혀 달라고 사퇴했는데, 그런 의지도 밝히지 않으면서 복귀하라는 건 압박밖에 되지 않는다”며 당무 복귀를 거부했다.

중립적 위치의 오영식 최고위원도 문 대표의 리더십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오 최고위원은 “문 대표가 어려운 결정을 했는데 또 한번 스텝이 꼬이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 그 의미나 진정성이 얼마나 공유될 수 있을지 많이 아쉽다”며 “적어도 어제와 오늘 (문 대표가) 대단히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4·29 재보궐선거 참패를 수습할 특단의 대책을 내놔도 모자랄 판에, 지도부 내부 갈등 하나 제대로 수습할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도 “지금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건 분명하지만 이대로 그냥 가면 안 된다는 점도 확실해졌다”고 말했다.

앞서 정청래 최고위원은 지난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승용 최고위원에게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공갈치는 것이 문제”라고 말해, 주 최고위원이 “사퇴하겠다”며 박차고 나간 바 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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