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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5.15 20:12 수정 : 2015.05.19 11:34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기득권에 안주해서는 우리 당의 희망도 미래도 없다. 국민이 바라는 대로 흔들림 없이하겠다. 그 길에 함께해주길 바란다”고 말한 뒤 마이크를 꺼서 낮추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지도부 “공천혁신 등 모든 의제 논의”
비주류 “통합정치 의지 있나” 비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5일 “기득권에 안주해서는 우리 당의 미래도 없다”고 말했다. ‘계파간 공천권 나눠먹기’ 요구에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전날 ‘미발표 성명’의 취지대로 쇄신안을 마련해 현 상황을 ‘정면돌파’ 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문 대표의 이런 입장에 비주류 쪽 의원 모임인 민집모(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가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한 것을 두고 공천권·기득권을 요구하는 과거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등 비주류계 쪽은 강하게 반발했다. 4·29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불거진 당내 계파 갈등이 진정되지 않은 채 불신의 골이 점점 깊어지는 모양새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기득권을 누리려 했다면 결코 정치를 시작하지 않았다. 나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전날 발표하려다 당 지도부의 만류로 보류한 4장짜리 입장문에 담았던 내용을 일일이 언급하진 않았지만, 현재의 당 내홍 사태의 원인을 ‘비주류의 지도부 흔들기’로 보고 있으며, 이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뜻을 강하게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표의 한 측근은 “시기의 문제가 있을지는 몰라도 그런(성명에 담긴) 입장은 확고한 것”이라며 “갈등을 급하게 봉합하기보다는 우리 당이 안고 있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수술하고 치유해야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우리 당이 살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어 당내 모든 계파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초계파 혁신기구’를 구성해 이른 시일 안에 쇄신안을 내놓기로 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혁신기구에선 공천 기득권 포기를 비롯한 공천 혁신 문제는 물론이고 모든 의제를 제한 없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폭넓은 탕평’이란 키워드로 인적 쇄신을 위한 당직 개편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당 지도부는 늦어도 5·18 행사 전까진 구체적인 쇄신 로드맵을 밝힌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문 대표의 이런 정면돌파 태세에 대해 비주류 쪽은 내부적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다. ‘친노 패권주의 청산’ 요구를 ‘공천권·지분 보장 요구’로 몰아간 것을 두고 “문 대표가 사태의 심각성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공천권 요구’의 진원지로 지목된 민집모 소속 의원들은 이날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어 “소통의 자리에서 제안한 의견을 ‘지도부 흔들기’라 하고, 제안한 사람들을 기득권 정치, 과거정치라고 기다렸다는 듯 규정하는 것은 다양한 당내 견해를 수렴하고 다양한 당내 세력을 껴안는 통합의 정치를 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운 모습”이라며 “오히려 패권주의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 것”이라고 문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한길 전 공동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비주류 쪽의 주요 계파 수장들은 이날 공식적으로는 특별한 입장 표명을 자제하며 확전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불쾌한 반응을 숨기지 못했다. 김한길 전 대표는 “(성명에 나타난) 문 대표의 상황 인식에 깜짝 놀랐다”며 “(재보선 패배에 대한) 성찰과 책임은 없어졌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이날 보도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친노가 없다고 하지만 기득권은 (그들이) 갖고 있다는 걸 다 알지 않느냐”며 “그런데 경천동지할 수준의 혁신안을 내놓고 분란의 당을 수습해야 할 당대표가, 친노가 왜 이런 불필요한 언행과 행동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애 이승준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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