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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17일 낮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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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 50% 인상’을 명기하는 것을 둘러싸고 여야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 “새누리당에는 ‘50% 명기 철회’라는 명분을 주되, 우리는 기초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의 소득대체율을 50%로 높여 사실상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수준에 맞도록 실리를 취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이 야당과의 약속을 파기하고 신뢰를 져버린 것은 계속 비판해야 하지만, 지금의 교착 상태를 계속 끌고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새누리당의 요구로 소득 하위 70%까지만 지급키로 한 기초연금법을 개정해 지급 대상을 90~95%선까지 확대하고, 국민연금과의 연계 조항도 없애 국민연금을 지급받는 경우라도 기초연금 20만원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또 그는 4·29 재보선 참패 이후 당내 비주류 쪽이‘친노 패권주의 청산’을 요구하는 등 당내 계파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문 대표) 본인이 친노 패권주의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다고 해도, (비주류 쪽에서) 그런 느낌을 갖는 이유가 뭔지 온 힘을 다해 찾아보고, 그 느낌을 해소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여야 협상이 막혀 있다. 청와대와 여당이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 50%’를 명기 못한다고 버티는 상황이다. 절충·타협의 여지는 없는 건가?
“새누리당은 (야당과의) 약속을 파기하고 신뢰를 져버린,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당’임이 분명하다.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 50%를 명기하지 못 한다는 것은 사실상 50% 지키지 못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인다. 하지만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새누리당은) 약속 지키지 못하는 정당이라고 비판하면서, 계속 교착 상태를 끌고 나갈 것인지는 고민되는 부분이다. 출구 전략을 고민할 수 밖에 없는 때에 왔다. 물론 내용은 접어주는 건 아니지만 되도록이면, 새누리당이 (50%를) 명기하지 못함으로서의 명분을 갖는다면 우리는 기초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의 소득대체율을 50%로 해서, 사실상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수준의 실리를 취하는 방안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때라고 생각한다.
- 김성주 의원이 (지난해 발의한 법안대로) 기초연금 5%와 국민연금 45%로 타협이 가능한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의 이념, 그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새누리당이 굳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당’이라는 닉네임까지 얻어가면서 50% (명기)를 못 받아들이겠다고 한다면, 우리는 명기하지 않더라도 실리로 그 50% 수준에서 합의를 하고 싶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임에도 불구하고 기초연금 합의를 무력화했는데, 이번에 우리가 (국민연금에서) 양보하면 공적연금에 투입하는 재정으로 기초연금을 다시 원상해복해야한다. 첫번째로는 지난번 박근혜 대통령이 기초연금하고 국민연금을 연계시킨 것, 그것을 걷어내야 한다. 그리고 기초연금의 보장 수준을 하위 70%로 했는데 100%에 가깝게 해야 한다. 물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까지 기초연금을 받게 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하위 90~95%가 기초연금 범위 내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서 공적연금이 (소득대체율의) 50% 수준에 맞게 되도록 하는 그런 내용이 담긴 합의안이 사회적 기구에서 논의되길 바란다. 그것의 대강을 합의하려고 한다.”
- 원내대표 취임 이후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이 중단된 상태다. 완전 중단된 건가?
“유승민 대표와의 첫 만남에서 여러가지를 살펴봤는데, 지금처럼 (일주일에 한번씩) 자동적으로 열리는 정기 주례회동은 당분간은 좀 필요없을 것 같다. 오히려 더 적극적이고, 새누리당과 긴밀한 접촉을 통해, 목적적으로, 사안에 따라 완급을 조절하는 그런 회동이 현재는 더 필요할 것 같다.”
- 일주일에 한 번이 아니라 현안에 따라 만나려고 노력하겠다는 뜻인가.
“오히려 현안 중심으로 하면 주례회동에 메일 필요 없이 더 빈번하게 소통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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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17일 낮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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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승민 원내대표를 상대해보니 어떻던가.
“결론부터 얘기하면 굉장히 실망했다. 독선이 좀 강한 것 같고, 본인의 목표나 생각의 방향이 정해지면 그게 협상인데도 불구하고 상대방에 대한 존재나 그런 것들을 자기만큼, 파트너로서 일대일로 존중하는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제가 겪고 주변에서 들은 바에 따르면 유 원내대표는 상당히 폭넓고 똑똑하고 사안에 대한 판단력이 빠른 분이고, 간명하게 정리된 자기 생각을 갖고 있는 분이다. 앞으로 거기에 잘 맞춰주면 협상이 상당히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 ”
- 새정치민주연합은 지금 주류 당 대표와 비주류 원내대표가 동거하는 체제다. 문재인 대표와는 소통이 잘 되는지.
“지금까지 문 대표와는 개인적인 만남과 소통의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최근에 뵈면서 인간으로서의 품격을 갖췄고, 성찰력 있게 (상황을) 잘 이겨내실 분이라고 느꼈다. 다만 당내외 시시각각 날카로운 현안들이 쌓이고 있는데 부족하나마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생각의 범위가 넓어서 판단이 좀 더딘 것 같더라. 그러다 보니 문제들이 중첩되고, 상황이 엉키는 그런 일들이 좀 있었던 것 같다. 아직 제가 하는 일과 관련해선 문 대표와 부딪치거나 그런 일은 없었다. 다만 당내의 문제 있어서는 저는 본인이 판단을 그렇게 안 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당 대표로서의 모든 책임의 최종점에 있는데 ‘불공정’의 문제에 시달리는 게 아닌가 한다. 문 대표가 그런 문제를 ‘공정’의 힘으로 이겨내셔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점에 관해서 해법이 저와 다를 때는 제가 조언을 해드리려고 한다. 당 안에 다른 여러 입장이 있을 땐, 그것이 다른 것이라고 해도 틀린 것은 아니고, 오류는 아니다, 서로 정당하지만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해결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런 것들을 기회될 때마다 도와드리고 싶다.”
-비주류 의원들은 ‘친노 패권주의’라고 얘기하고, 문 대표 쪽에서는 ‘결국 그게 공천 지분 보장해달라는 것 아니냐’고 강경하게 나오는 것 같다. 당내에 친노 패권주의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고 보나. 또 그걸 공천 지분 요구라는 문 대표의 생각은 어떻게 보나.
“(이번 논란은) 친노 패권주의가 중심이다. ‘친노’에서 이어 ‘친문’이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니까. 그런데 친노 패권주의에 대해서 (문 대표) 본인이 별 인식이 없고 그것을 정확하게 느끼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이들이 ‘그런 사실이 있다’고 한다면 온 힘을 다 해서 그 이유를 찾아봐야 된다고 생각한다. (친노 패권주의를 둘러싸고) 느낌의 차이가 있더라도, 있는 그 느낌을 해소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더러 ‘친노가 아니다’라는 의미로 비노라고 하는데, 계파라는 게 해석에 따라서 달리 볼 수 있는 거다. 그러니까 그렇게 ‘다르게 보는 입장도 틀린 건 아니다’라고 분명히 진정성 있게 믿어주셔야 하는 거다. 우리 당에 여러 의원 모임들이 있다. 정치는 혼자 할 수 없기 때문에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들과 서로 토론하고 논의하면서 서로의 정치력인 역량을 키워나가는 걸 마다할 순 없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세력에) 권한이 집중되고, 그게 반복되고, 너무 심하다고 지적되는데도 시정이 안 된다면, 다른 의견 그룹 안에선 ‘불공정’하다, ‘문제가 심각하다’ 이렇게 다른 판단이 생기는 거다. 그런데 (권한이 집중됐다고 지목받는 세력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보는 것이고. 이렇게 다른 판단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당 대표는 ‘그렇게 판단하는 인식도 있구나’인정해야 한다. 또 심각하게 문제 제기가 되면 그 다른 판단이 무조건 틀렸다고만 하지 말고, 왜 그런지 따져보는 자기 성실성이 필요하다. 개선 노력과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서로 소통하는 노력을 하면 된다. 자꾸 무시하고, (그런 건) 없다고 하는 것보다 좋은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본다.”
- 지금의 당내 갈등과 관련해서 비주류 의원들이 고쳐야 할 점 없나.
“서로 소통에 방해가 되고 당의 미래에 난관이 되는 요소는 반드시 해소돼야 하지만, 해소해야 할 책임은 권한이 없는 사람보다는 권한이 있는 사람이 더 크다. 마찬가지로, 비주류라고 하는 분들이 권한을 많이 갖게 됐을 때 또 그런 불공정 시비가 벌어지고 불공정한 관행이 지적된다고 하면 그걸 무시하지 않고 권한 가진 쪽에서 해소할 노력을 보여야 한다. 고정불변의 패권이 아니라 그 패권의 모양과 형태와 발현 방식도 계속 변화하는 거 아닌가. 사실 저를 두고도 ‘비노’원내대표라고 하지 않나. 제가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그렇게 판단하고 있는 분들도 있을 수 있다고 저는 인식하고 있다. 일정 정도 권한을 가진 원내대표로서 저 역시도 그런 난관(논란)을 해소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본다. 저는 당 대표께도 의논드리고 이걸 해소하는 방법에 대해서 항상 토론하려고 한다.”
-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표가 김무성 대표에게 지지도에서 역전을 당하고, 당내에서는 내년 수도권 전패의 위기감까지 나오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까.
“저는 우리 당이 대안 정당이 돼서 국민들에게 이 어려운 상황을 새누리당보다 더 능력있게 돌파해나갈 수 있는 믿음 주면 총선, 대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뉴노멀 (시대)’이라고 하지 않냐. 벌써 2008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위기 상황은 우리나라도 전세계적 상황에서 예외 아니다. 새로운 시장을 찾기도 어렵고, 새로운 성장 동인을 내부에서 찾아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는 이런 뉴노멀을 극복할 방안을 전혀 만들어내지 못하고 오히려 위기를 지속시키고 가중시킨 측면이 있다. 최근 국가 부채나 개인 부채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더 큰 문제는 기업 부채다. 기업 부채 한번 살펴봐라. (삼성전자·현대차 같은) 2대 재벌을 빼놓은 나머지 재벌의 절반 정도가 위험한 상태에 와 있다. 수익으로 이자도 감당 못 하는 정도고, 부채비율은 위험 수위를 넘어가버렸다. 중소기업, 중견기업은 지금 앞길을 볼 수 없는 정도다. 국가 부채나 개인 부채는 어찌 보면 좀 끌고 갈 수 있다. 점점 나빠지고 있지만, 기업 부채보다는 덜 하다. 여기에 무슨 대안이 있나. 그걸 내놔야 한다. 우리가 능력있는 정당임을 보여주기 위해 일단 당내 불공정 시비들은 박터지게 논쟁해서 해소하고, 그 해소해서 만든 일치된 힘을 갖고,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 동안 온존시키고 더 악화시킨, 이 뉴노멀 시대의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과제들을 우리는 다르게 극복할 수 있다는 비전과 믿음, 능력을 국민에게 보여주면 이긴다고 생각한다.”
- 천정배 의원이랑 가깝게 지냈다. 천 의원이 호남에서 ‘뉴 디제이(DJ)’를 발굴해서 내년 총선에서 새정치연합이랑 일대일로 맞붙겠다고 하는 상황이다. 그 이면에는 호남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천 의원과의 관계, 호남 민심 이반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최근 불거진 당내 갈등 상황은 통추(국민통합추진회의) 및 재야와 호남 세력으로 구성된 우리 당의 역사적 맥락 속에 있다. 하지만 이렇게 ‘호남 대 친노’ 이런 식으로 전면화된 당내 갈등 상황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던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우리 당에 호남은 일종의 ‘뿌리’다. 현재 지적되고 있는 통추적 흐름에 있는 친노는 ‘줄기’다. 뿌리와 줄기가 어떻게 싸우냐. 같은 한 몸인데. 뿌리가 어떨 때 너무 과다하게 뻗어서 줄기를 살리기에 거추장스러울 때가 있지만, 결국은 뿌리가 죽으면 줄기도 죽고 줄기가 죽으면 뿌리가 죽는 것이다. 특히 천정배 의원의 경우, ‘뼛속까지 민주당’이라는 본인의 신념 같은 인생관이 바뀌었을 거라 생각지 않는다. 친노 패권주의라는 것 역시, 하나의 곁가지에서 나오는 잘못된 진액 같은 것이지 그것이 줄기 전체의 문제는 아닐 거라 생각한다. 다수로 분열된다는 괴담도 있고 당이 분당된다는 괴담도 있고 그렇지만, 그러면 서로 죽는 것이다. 지금의 당내 분열적 상황을 통합이라는 것으로 충분히 이겨나갈 수 있다고 본다. 그것이 서로 살 길이기 때문이다. 분열되면 죽기 때문에. 거기 포함해서 다른 야권까지도 우리의 자양분이 돼왔던 진보적 가치까지도 통합하는 그런 대통합이 이번 분열의 상황을 계기로 삼아서 새로운 뉴디제이의 흐름은 새로운 우리당으로 흡수되고 전환될 것이다. 그리고 그 주장과 그 요청은 새정치민주연합에 아주 강력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세영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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