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6.02 20:03
수정 : 2015.06.02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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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2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한 대형마트 들머리에 고객이 직접 카트 손잡이를 소독할 수 있도록 소독기가 비치돼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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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업 등 경제 악영향 조짐
명동 한가…백화점쪽도 걱정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여파로 2500명에 이르는 중국과 대만 관광객이 한국 방문을 무더기로 취소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메르스에 대한 두려움이 관광산업 등 경제 영역에도 악영향을 미칠 조짐이 짙어지고 있다.
2일 한국관광공사는 전날까지 한국 관광 예약 상품을 취소한 중국 관광객(유커)이 2000여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대만 관광객 500여명도 한국 여행을 포기하면서 중국계 외국인 2500여명이 우리나라 방문을 취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610만명이 방한하며 우리나라의 관광·유통산업을 떠받쳤던 ‘유커 특수’가 메르스 확산 탓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인을 상대로 한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들이 감염에 대한 걱정으로 방문객이 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늘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비는 서울 명동 거리도 두번째 메르스 사망자가 발생한 이날에는 눈에 띄게 한산했다. 한 편의점 업체는 이날 명동지역 핵심 입지 편의점 5곳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매출 증가폭이 전체 매장의 절반 수준인 4%에 그쳤다고 전했다. 이 업체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편의점 매출이 전반적으로 급증하는 추세인 것에 견주어 명동 지역 매출이 눈에 띄게 저조하다”고 밝혔다. 메르스 감염자가 중국으로 출국하는 것을 막지 못한 것 때문에 한국 정부의 메르스 대처 능력에 대한 중국인의 불신이 특히 높다는 게 관광업계의 설명이다.
백화점 등 유통업계도 불안해하고 있다. 소속과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서울 시내의 한 대형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주말까지는 판매실적이 예년보다 좋았는데, 월요일부터 메르스 공포가 본격적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백화점에서 마스크를 쓴 고객은 주로 일본인 관광객이었는데, 최근 들어 마스크를 쓴 중국인이 많이 눈에 띄고 있다. 좋지 않은 징조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2일 수백명의 현장인력이 한데 모여 일하는 몇몇 대규모 사업장 생산라인에선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출처 불명의 뜬소문이 퍼지면서 해당 기업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하루 종일 해명하고 나서는 일까지 벌어지는 등 산업계까지 어수선한 풍경을 연출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메르스가 경제에 어느 정도 악영향을 주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얘기하긴 이르다”며 “소비 하락, 관광수입 감소 등 다양한 각도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신재 김미영 기자, 세종/김소연 기자
ohora@hani.co.kr
[그래픽 뉴스] 메르스는 어떻게 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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