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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6.02 20:08 수정 : 2015.06.03 12:10

2일 오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망자가 치료를 받았던 경기지역 한 병원에서 ‘메르스 의심환자는 바로 응급실로 가라’는 안내문 앞을 방문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첫 희생자 사망 뒤에야 감염 확인
6일 동안이나 통제·치료 못받아
격리대상자 옆침대 환자로 국한
의료진들 ‘정상근무’ 하다 뒤늦게 격리
“겨울철 독감 환자 방치해도 이 지경 안돼”

경기도 ㄷ병원에서 1일 숨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57·여)는 메르스 감염 증상이 나타난 지난달 25일부터 6일 동안이나 보건당국의 통제와 치료를 받지 못했다. 보건당국은 이 환자가 숨지기 전날까지 행적을 알아내지 못했고 사망 뒤에야 감염을 확인했다. 정부의 헛발질과 무능이 한 환자의 희생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대책본부)는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연락이 두절돼 소재 파악이 늦어졌다. 전면 재조사 과정에서 지난달 31일 이 환자의 소재가 파악됐다”며 “앞으로 연락이 두절되는 환자는 보건소 직원이 직접 방문하겠다”는 ‘뒷북 대책’을 내놨다.

애초 격리 대상의 범위를 같은 병실 환자로만 좁게 잡은 정부의 오판은 메르스 발생 초기부터 지적을 받아왔다. 보건당국이 허비한 시간 동안 ㄷ병원의 의료진은 이 사망 환자를 별다른 보호장구 없이 중환자실에서 다른 환자와 함께 돌봤다. 병원 쪽은 2일 아침까지만 해도 해당 의료진한테 “정상 근무하라”고 지시했다가 오후 4시께야 50여명의 의료진을 격리한다고 밝혔다.

권준욱 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사망 환자의) 가족관계는 파악하고 있는데 (환자가) 휴대폰만 소유한 상황에서 연락이 안 된 것으로 파악된다. 앞으로 이렇게 연락이 두절되면 직접 현장에 가서 추적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보건당국은 이 환자가 ‘관리망’ 안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권 기획총괄반장은 “우리 관리망에 있었으나 중간중간 연락이 두절되는 바람에 상태 파악이 조금 지연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첫번째 확진 환자가 입원한 뒤 무려 20여명한테 메르스를 전파시킨 ㅍ병원의 감염 관리를 방치한 보건당국의 책임도 거론된다. 한 호흡기내과 전문의는 “한 병원에서만 20명 넘는 환자가 감염됐다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 겨울철에 전염력이 강한 독감 환자를 방치해도 이 정도는 아니다”라며 “메르스의 전염력이 갑자기 강력해진 게 아니라면 환자가 마음대로 돌아다니도록 두거나, 의료진의 옷이나 진료기구 등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평소 보건당국이 해당 병원의 감염 예방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일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그래픽 뉴스] 메르스는 어떻게 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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