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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6.03 20:11 수정 : 2015.06.04 10:31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면서 전국 500곳이 넘는 학교와 유치원이 휴업(휴교)에 들어간 3일 오후 경기도 한 지역 초등학교 돌봄교실에서 한 학생이 선생님과 책을 읽고 있다. 이날 대부분의 학생들은 등교하지 않았지만 맞벌이 부부의 자녀 등 학교에 나온 학생들은 학교가 마련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뜸한 주민들 절반은 ‘마스크’…회사는 회식 금지

“정부는 메르스가 전염력이 약하다고 했지만, 환자가 계속 늘어나고 우리 동네 병원에서 환자가 숨졌다니 불안하죠.”

3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62곳의 초등학교가 일제히 휴업에 들어간 경기도의 한 도시.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 거리가 썰렁했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주민 10명 중 절반은 흰색 마스크를 했다. 이 지역에는 메르스 첫 사망자인 여성(57)이 치료받았던 병원이 있다.

이 지역의 한 은행 영업점을 찾은 주부 김아무개(41)씨는 “보통 때는 은행 대기시간만 1시간이었는데 사람들이 없으니 오늘은 대기번호가 0이네요. 남편 회사는 저녁 회식을 금지했고, 아이들도 집 밖으로는 안 나가요”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일제휴업…은행도 텅텅
확진환자 발생지역 한 운수업체
2차 감염 사망자중 1명 ‘회사 간부’
버스 기사들 뒤늦게 메르스 검사

이 지역에서 가장 먼저 휴업에 들어간 한 초등학교는 고요했다. 1300여명의 학생들 가운데 맞벌이 부부 자녀 등 10여명만 이날 등교했다. 학교에 나온 학생들은 학년별로 1~2명씩 교사들의 지도 아래 학교가 마련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학부모 민아무개(43)씨는 “메르스 환자가 숨진 1일 저녁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학부모 사이에 불안감이 급속히 확산됐다”고 말했다. 이 학교 교장은 “2일 아침 8시에 긴급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휴업을 결정했다.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안감 해소가 최우선이었다”고 말했다.

이곳과 가까운 경기도의 한 지역에는 최초의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병원이 있다. 메르스로 2명이 숨지고 3차 감염자까지 발생하자 주민들은 두려움에 몸을 움츠리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이 지역의 한 운수업체 영업소에서는 보건소 관계자 4명이 운전기사들을 상대로 메르스 검사를 했다. 운전기사 엄아무개(43)씨는 “불안해진 동료 기사들이 회사와 행정관청에 ‘메르스 검사를 해달라’고 1주일째 이야기했는데 회사에서는 세정제 하나만 내놓고 ‘손 씻고 운전해라’는 지시가 전부였다. 이제야 메르스 검사가 뒤늦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 회사 240여명의 기사들은 메르스 전염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메르스 2차 감염자인 이 회사 간부(71)가 1일 숨졌는데, 이 간부의 병문안을 갔던 관리직원들이 운전기사들과 접촉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에는 버스 120대가 있고 버스 1대당 하루 평균 700~800명을 실어나르고 있다. 이 회사 버스 주 이용객인 학생들 사이에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메르스 공포’가 지역사회를 덮고 있다. 한 교사는 “교실마다 학생 절반 정도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 아이들이 ‘이러다 우리도 죽는 것 아니냐’고 묻는데 마땅히 해줄 것이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중앙정부와 경기도, 일선 시·군이 메르스 정보를 원활하게 공유하며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하는데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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