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6.11 10:31
수정 : 2015.06.1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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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시증후군(메르스)의 확진자가 추가로 나와 ‘제2의 메르지 진원지‘가 돼가고 있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1층 현관에서 8일 오전 오가는 시민들이 장갑을 세정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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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검사용’ 진단시약, 양성 진단 폭 넓어
판단 모호한 경우도 양성 나오도록 검사 중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이 의심됐던 만삭 임신부(40)가 유전자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11일 메르스 환자로 확진됐다. 이 임신부는 지난 8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실시한 1차 검사에서는 양성으로 나왔지만 이튿날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한 2차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이 나왔다. 그러나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2차 검사 결과가 판단이 어려운 ‘모호한 음성’이라는 이유로 국립보건연구원에서 10일 오후 다시 한번 검사를 실시했고, 최종 양성 판정이 나왔다.
또 11일 메르스 환자로 확진된 경기도 평택경찰서 ㅇ경찰관(35)도 최종 판정이 나오기까지 검사결과가 음성과 양성을 오가며 입·퇴원을 반복했다. 이 경찰관은 애초 시도 보건당국의 1차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자 지난 2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 격리됐다가, 이튿날 2차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4일 퇴원했다. 하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5일 아산충무병원에 재입원을 했고, 상태가 더욱 악화돼 9일 천안단국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천안단국대병원에서 양성 반응이 확인된 데 이어 11일 질병관리본부 2차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메르스 검사 결과가 오락가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은경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은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 결과에서 판단이 어려운 ‘모호한 음성’으로 나왔기 때문에 국립보건연구원에서 다시 한번 검사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확진 검사는 몇몇 유전자 표지자가 확실하게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희미하게 표시될 때도 있어 판단이 어려울 경우도 있다.
이 임신부의 사례처럼 병원 쪽 검사와 보건환경연구원이나 국립보건연구원의 검사 결과에 차이가 나는 것은 진단시약이 다르기 때문이다. 병원 쪽의 진단시약은 선별검사용이어서 양성 진단의 폭이 넓다. 선별검사에서는 진짜 환자인데도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 환자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확실한 환자는 물론 판단이 모호한 경우에도 양성으로 결과값이 나오도록 하고 있다.
환자나 검체의 상태에 따라 음성에서 양성으로 또는 반대로 바뀌어 나올 수 있다. 감염이 됐는데도 초기라 몸속의 바이러스가 매우 적어 음성이었다가 바이러스가 번식한 뒤 검사하면 양성으로 나올 수 있다. 검체의 경우 바이러스가 번식하는 폐 조직에 가까운 기도 아래쪽에서 가래(객담)를 채취할수록 정확도가 높아지는 반면, 기도의 윗부분에서 채취하면 바이러스가 적어 실제로는 양성인데도 음성으로 나올 수도 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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