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6.14 19:51
수정 : 2015.06.14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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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서울 중랑구 신내동 서울의료원 음압격리병실에서 의료진이 메르스 확진환자를 돌보는 모습이 내외신 언론매체에 공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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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경찰 등 위중한 2명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폐렴 등이 심해져 상태가 악화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메르스 완치 환자의 혈장을 투여하는 치료가 시도됐다. 혈장은 혈액 속에 든 적혈구·백혈구·혈소판 등은 제거한 액체 성분으로, 이 안에는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체 등이 존재한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대책본부)는 14일 “위중한 상태에 있는 메르스 환자 2명에게 지난 12일 완치된 메르스 환자한테서 채취한 혈장을 투여했다”고 밝혔다. 이 치료를 받은 환자는 폐렴 등이 심한 삼성서울병원 의사인 35번 환자(38)와 평택경찰서 경사인 119번 환자(35)로 알려졌다. 혈장을 기증한 완치자는 2명으로, 이 가운데 1명은 지난 11일 퇴원한 공군 원사(45)로 알려졌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혈장 치료를 받은 두 사람은 별다른 차도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질병 초기에 치료를 받아야 효과가 있을텐데, 폐렴 등이 많이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책본부는 완치 환자의 혈장을 투여하는 치료는 앞으로도 메르스 중증 환자에게 계속 시도할 계획이다.
혈장 치료는 메르스나 에볼라처럼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감염병에 시도되는 방식이다. 에볼라의 경우 지난 1995년 콩고에서 집단 감염이 나타나 245명이 사망했을 당시, 에볼라 완치 환자의 혈장을 투여해 환자 8명 가운데 7명이 치료됐다. 지난해 미국에서도 에볼라 환자에게 완치 환자의 혈액을 투여해 치료한 사례가 있다. 엄중식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완치 환자의 혈장에는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항체가 있지만 이 항체만을 추출할 수는 없어 혈장을 투여하는 치료를 한다. 고전적인 치료법으로 효과는 불분명하지만 에볼라 치료에서 효과를 본 사례가 있어 메르스 환자에게도 시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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