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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6.15 20:15 수정 : 2015.06.15 21:45

휴업 해제 뒤 첫 등교 학교 가보니
교사들, 정·후문에서 학생들 맞아
체온계 부족해 줄서서 기다려
불안감에 경기도서 1700여명 결석

“엄마가 마스크 절대 벗지 말라고 했어요.”

15일 오전 8시께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명인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동생(8)의 손을 잡고 등교하던 최아무개(12)양은 “아침에 학교에 오는데 엄마가 몇 번씩 이야기를 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3일부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휴업(휴교)했던 이 학교는 이날 12일 만에 학생들이 등교했다. 이 학교는 메르스 경기도 중점치료센터이면서 15명의 메르스 환자가 치료중인 수원의료원과 200여m 떨어져 있다. 이날 오전 정문과 후문 앞에서 미리 대기하던 10여명의 교사들이 학생들을 맞았다. 마스크 없이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해 준비한 300여개의 마스크는 불과 20여분 만에 동이 났다. 이 학교 전교생은 1100여명이다.

교사들은 학교 정문 앞에서 1차로 몸에 닿지 않는 비접촉식 체온계로 학생들의 발열 여부를 확인했다. 고열이 있는 경우 학교 현관 앞에서 보건교사한테 2차 검사를 받았다. 학교 쪽은 도교육청 방침에 따라 학생이 37도 이상 고열이 날 경우 귀가시키기로 했다. 이날 1차 검사에서 고열 증세를 보인 4명의 학생이 2차 검사에서는 안전한 것으로 나타나 교실로 들어갔다. 정천근(48) 명인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장은 “학교에서 발열 측정을 하며 학생들을 직접 관리하는 게 더 안전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이날 등교를 재개한 학교는 모두 2131곳으로, 휴업 학교는 전체의 52.7%에서 5.4%로 줄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메르스 감염을 걱정해 수원 571명, 용인 341명, 성남 248명, 안성 157명 등 모두 학생 1744명이 결석했다고 밝혔다.

경기도교육청은 메르스 감염을 우려해 학생들의 체온을 잴 때 비접촉식 체온계를 사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하지만 이날 경기도내 학교가 확보한 비접촉식 체온계는 2050개로, 학교 2곳당 1개에 불과할 만큼 턱없이 부족했다.

경기 평택의 ㅇ초등학교는 도교육청 지침과 달리 교실에서 접촉식 체온계만을 이용해 발열검사를 했고, 평택의 ㄷ초등학교는 3개의 학교 출입구에서 비접촉식 체온계 2개로 발열검사를 하다 보니 학생들이 줄을 10~20m씩 서기도 했다.

부분 폐쇄된 삼성서울병원이 있는 서울 강남구에선 15일 휴교령이 해제되자 일부 학부모들이 불안해했다. 학부모 이아무개씨는 “아이들의 목숨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수업일수 채우기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강남구의 ㄱ초등학교는 4~12일 휴업한 뒤 이날 수업을 재개했다. 학생 대부분이 등교했지만, 저학년 학생들 일부는 결석했다. 이 학교 교장은 “1~2학년 학부모 사이엔 ‘학교 가도 되나’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했다.

확진 환자가 메디힐병원·이대목동병원에 다녀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서울 강서구·양천구 쪽에선, 휴업하는 학교들이 적지 않다. 두 자치구에선 유치원 50곳과 초등학교 36곳, 중학교 11곳, 고교 1곳 등 모두 99곳이 15일 휴업했다.

한편 교육부가 집계한 전국의 휴업 학교는 12일 2904곳에서 15일 475곳으로 대폭 줄었으나, 메르스가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는 경남·북, 전남·북 지역에선 휴업하는 학교들이 새로 나타나고 있다.

수원/홍용덕 기자, 이수범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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