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5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서울 지역 구청장들과 연석회의를 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박 시장의 메르스 대응 방식 놓고 연일 맹비난 퍼부어
‘똥볼 원순’ ‘나쁜 사람’ ‘선동정치’ 등 원색적 용어 동원
새누리당이 박원순 시장의 ‘메르스 대응’을 연일 ‘원색적인 용어’로 맹비난 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막말도 서슴지 않아 도를 지나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16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나와 박 시장이 지난 4일 기자회견을 통해 메르스에 감염된 삼성서울병원 의사(35번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는 1565명을 자가격리 조치했으나 감염자가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 “지자체가 협력해도 힘이 모자랄 판에 서울시만 엉뚱한 곳에 똥볼을 차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똥볼을 세게 차서 사회에 경각심을 일깨운 것은 있다”면서도 “박 시장이 찬 볼이 정확하게 골대로 들어간 게 하나도 없다”고 거듭 비난했다.
하 의원의 발언과 관련해 한때 박 시장을 ‘똥볼 원숭이’라고 지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고, 이후 ‘원숭이’가 아닌 ‘원순’이었다고 정정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구체적인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박 시장을 공격했다. 그는 “일부 야권의 지도급 인사들이 불안을 조장하고 정치적인 시선을 끌려는 처신은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메르스는 정치인 개인의 정치 디딤돌로 삼을 대상이 아님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국회 메르스대책특위 소속인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나와 “박원순 시장이 삼성서울병원 이송요원에게 굳이 비정규직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오버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14일 삼성서울병원에서 환자 이송요원으로 근무한 137번 환자 확진을 계기로,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전수 조사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의사 출신인 박 의원은 “137번 요원이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관리 대상에서 빠졌다는 주장은 여론을 의식한 정무적 판단 때문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는 주장”이라며 “환자를 찾아내 격리시켜서 병의 전파를 막고자 하는 직원들을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로 편 갈라서 생각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박 시장의 지난 4일 밤 기자회견이 국민에게 공포를 조장했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에서 정보 공개를 하지 않아 기자회견을 했겠지만 방법이 매우 틀렸다. 밤 10시라는 늦은 시각 회견은 지나친 공포심을 유발할 수 있었고, 1565명 중 검사를 시행한 사람은 단 2명 뿐으로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격리 조치였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2주 동안 격리됨으로서 입은 경제적·정신적 피해가 엄청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박 시장의 정보 공개 뒤 정부의 정보 공개가 이어진 점은 인정했다.
앞서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전날 최고위원회의 등에서도 박 시장을 앞다퉈 비난했다.(▶ 바로가기 : 새누리당, 박원순 시장 ‘원색 공격’…대선 주자 1위 올라서?)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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