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5.06.29 10:49 수정 : 2015.07.06 16:13

28일(현지시각) 그리스 아테네 시내 한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 앞에서 사람들이 돈을 찾으려고 긴 행렬을 이루고 있다. 아테네=AP/연합뉴스

ATM 인출액 60유로 제한…현금 해외송금 금지
30일 IMF 채무 16억유로 만기 도래
당장 디폴트될지, ‘체납’으로 규정될지 미지수
국제채권단 구제금융 연장안 5일 국민투표
가결되면 새 협상 여지…시리자 정권 지속 불투명
부결되면 유로존 탈퇴…세계경제에 큰 충격 예상

그리스가 자본통제를 실시했다.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임박했고,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놓고 힘겨루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28일 새벽 그리스 은행들의 휴무와 자본통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 조처에 따라 그리스 은행들은 오는 7월7일까지 휴무한다. 그리스 은행의 휴무는 오는 5일 실시되는 그리스 구제금융안 연장안에 대한 국민투표 이틀 뒤까지 실시되는 것이다.

또 현금인출기를 통한 예금 인출은 하루 최대 60유로로 제한되는 자본통제도 실시된다. 미리 승인된 필수불가결한 상업 결제 외에는 현금의 해외송금도 금지된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 조처들을 발표하면서 그리스의 예금들은 안전하다고 확인했다.

그리스의 이같은 조처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은행들에 대한 긴급 자금지원(유동성 지원)을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직후 선포됐다.

그리스의 자본통제 실시 등으로 지난 2010년부터 계속된 그리스 부채위기는 30일 최대 고비를 맞게 됐다. 30일은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날이며,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에 진 채무 16억유로의 만기일이다. 현재 상황으로서는 그리스가 16억유로를 갚지 못할 것이 확실해, 그리스는 사실상 디폴트된다. 하지만, 민간채권자가 아닌 국제통화기금에 대한 채무 상환 실패는 디폴트가 아니라 ‘체납’으로 규정할 수 있어, 그리스가 막바로 디폴트되지 않을 여지는 남아 있다.

국제채권단들도 그리스의 즉각적인 디폴트가 유로존 탈퇴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 등 유로존 국가들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다른 남유럽 국가들의 유로존 탈퇴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협상의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이번 사태는 그리스의 부채 및 구제금융 연장을 놓고 그리스 정부와 국제채권단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시작됐다. 그리스의 시리자(급진좌파연합) 정부는 국제채권단이 제안한 구제금융 연장안을 거부하고, 이를 국민투표에 회부하겠다고 지난 27일 발표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27일 새벽 1시 텔레비전에 생중계된 긴급 연설에서 국제채권단이 제시한 긴축 정책을 포함한 구제금융 연장안이 그리스에 대한 “협박”이라며, 국제채권단 구제금융안 수용 여부를 다음달 5일 국민투표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그리스 국민들이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안에 반대할 것을 원하지만, 국민투표에서 어떤 결정이 나오더라도 존중하겠다고도 말했다.

오는 5일 국민투표에서 어떠한 결과가 나와도 그리스 사태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게 됐다. 국민투표에서 구제금융 연장안이 승인받아도 구제금융은 30일로 이미 종료된 상태인데다, 국제채권단은 그리스의 국민투표가 위헌이라며 그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다만, 국제채권단은 국민투표에서 구제금융안이 승인받으면, 새로운 협상을 벌일 의사를 비치고 있기는 하다. 이 경우,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시리자 정부는 국내외에서 퇴진 압력을 받으면서 존속이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투표에서 구제금융안이 부결될 경우, 사태는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채권단이 새로운 제안을 내놓지 않는 한, 시리자 정부는 디폴트 선언에 이어 유로존 탈퇴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유로존뿐만 아니라 세계경제 전체에 큰 충격이 예상된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