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참모본부가 지난 4일 경기 파주 비무장지대(DMZ)에서 열상감시장비(TOD)가 촬영한 지뢰가 폭발하는 장면을 10일 공개했다. 국방부는 이 사고가 군사분계선(MDL)을 몰래 넘어온 북한군이 파묻은 목함지뢰가 터지며 일어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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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경계 실패’ 논란
지난 4일 일어난 비무장지대(DMZ) 지뢰폭발 사건에 대해 우리 군의 ‘경계 실패’라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우리 군이 지나는 길목에 몰래 지뢰를 묻어놓고 가는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라 예상하기 힘든 측면은 있다. 그러나 군당국은 지난해부터 북한군의 비무장지대 활동이 늘어나는 등 이상징후를 포착했음에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어쨌든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440m나 넘어와 지뢰를 매설하는 ‘작전’을 벌이고 돌아갔다면 결과적으로 우리 군의 방어태세에 균열이 간 셈이다. 북한군은 지난해부터 비무장지대에서 10여명씩 무리를 지어 은밀하게 움직이며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하기도 하는 등 과거와 뚜렷하게 구별되는 도발행동을 보였다. 지난해 7월에는 북한군이 남쪽 지피(GP·일반전초)에 설치된 귀순 인터폰을 누르고 뜯어낸 뒤 도주한 사건이 벌어졌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남북간 총격전이 벌어졌다. 남쪽 지피 병력이 군사분계선에 접근하는 북한군을 발견하고 “넘어오면 쏘겠다”고 경고방송을 한 뒤 경고사격을 하자, 이에 북쪽도 대응사격을 한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이런 도발은 이어졌다. 7월에도 군은 북한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오자 경고방송에 이어 경고사격을 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 북한군 이상징후10명씩 무리지어 분계선 침범
귀순인터폰 뜯어 도망가기도
당할 때마다 “경고” “철저대비” 당시 군당국은 이에 대해 “과거에는 없던 이상징후”라며 철저한 경계태세를 강조했으며,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공식 경고도 했다. 또 한민구 국방장관은 지난 6월 박근혜 대통령이 전군 주요 지휘관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비를 강조하자 “북한이 감히 도발할 엄두도 내지 못하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지뢰폭발 사건으로 군당국의 철저한 대비는 말로만 그친 셈이 됐다. 군당국은 “북한의 지뢰 매설은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예상하지 못했다”며 “늘 다니던 수색로를 모두 지뢰탐지기를 운영하면서 작전을 하긴 어렵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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