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30일 오후 국회에서 여야 대표가 합의한 안심번호공천제 등 선거법 개정 관련 현안을 논의하려고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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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의총 안팎
여야 당대표의 ‘부산 회동’ 후폭풍 속에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애초 예상과 달리 친박근혜계(친박)와 비박근혜계(비박)는 겉으로는 정면충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오후 비공개 의총이 시작되자 김무성 대표가 단상으로 나가 “(서로) 인신공격하지 말자. 참는 데도 한계가 있다”며 단호한 목소리로 분위기를 잡았다. 지난 28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의 ‘안심번호 활용 국민공천제’ 잠정 합의 이후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친박계 공세에 대한 ‘경고’ 발언이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청와대가 지적한 ‘안심번호 공천제’의 5가지 부작용에 대해 조목조목 재반박하며 “청와대는 다 틀렸다. 그(5가지) 중 한 가지(여론조사 응답률)만 맞았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비공개 자유토론에선 10여명이 발언을 했는데, 친박계 중에선 청와대 정무특보인 김재원 의원이 “(총선) 경선을 휴대폰 여론조사로 할 경우 상당한 오차가 있을 수 있고 (이때) 위헌·위법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고 언급했고, 김태흠 의원이 “여론조사만으로 당 후보를 선출하는 건 정당정치의 포기”라고 비판하는 정도에 그쳤다. 친박계 좌장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의총에 참석하지 않았고, 이인제·이정현 최고위원, 친박계 주류인 윤상현 청와대 정무특보와 홍문종 의원도 발언하지 않았다. 서청원 불참에 윤상현 등 발언 안해친박, 공세수위 조절…전면충돌 피해 김성태, 원내대표단 사과 요구에
김태흠 등 친박계 고성 막판 ‘험악’ 윤상현 “야당과 공천제 합의 말안돼”
‘전략 공천권’ 계파갈등 재연 가능성 앞서 열린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와 친박 의원 긴급 오찬 회동을 통해 친박 의원들이 김 대표에게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에 비해 상당히 누그러진 모습이었다. 김 대표가 이미 오전에 “당 특별기구를 만들어 안심번호식 공천제를 포함한 상향식 공천 방식에 대해 논의하자”는 친박의 주장을 사실상 수용한 상태여서 김 대표를 더 몰아세우기보다는 전략적 수위조절을 하는 모양새로 보인다. 그러나 의총 막판에 김 대표의 측근인 김성태 의원이 당 지도부 일원이면서 김 대표를 비판했던 원유철 원내대표와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의 태도를 지적하면서 고성이 오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성태 의원은 원 원내대표와 조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유승민 사태’라는 아픔을 안고 당신들을 합의 추대했는데, 분란을 조장하면 어떡하느냐”며 “단상에 올라가 김 대표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김태흠 의원을 비롯한 친박계 의원들이 “그만하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조 원내수석부대표는 김 의원을 향해 “자신있으면 한판 붙자”라고 맞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김 대표는 의원들을 향해 “나 들이받으려고 니들(친박계) 짜고 나왔고, 또 나 들이받혀 무너질까봐 보호해주려고 (비박계가) 짜고 나온 거 아는데, 이제 됐으니 그만하자”며 의원들 간 격론을 진정시켰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3시간여 토론 끝에 의원들은 국민공천제 실현을 위한 별도 기구 구성을 박수로 추인했다. 그러나 전략 공천권을 둘러싼 계파 갈등은 조만간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날 의총 중간에도 청와대 정무특보인 윤상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공천제도라는 건 당원들이 토론해야 하는데, 당 바깥 다른 당 대표하고 합의를 해? 이건 안 된다”며 김 대표를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의총 진행 중 홍문종 의원이 의총 분위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 대표가 (의총에서) 사과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는데, 이후 이를 전해들은 김 대표가 “사과를 왜 하느냐! 어떤 ×이 그런 소리를 하냐!”며 불같이 화를 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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