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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10.02 20:04 수정 : 2015.10.02 22:14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운데)가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윤상현 대통령 정무특보(오른쪽)와 이야기하는 모습을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바라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여권 ‘공천제 격돌’ 여진

‘안심번호를 활용한 국민공천제’를 둘러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청와대의 힘겨루기가 ‘확전 자제’라는 공감대 속에 표면적으로는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공천권 다툼의 핵심인 전략공천에 대한 양쪽의 입장차가 여전해, 오는 5일 출범하는 ‘공천룰 특별기구’에서 계파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김무성 대표는 2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19회 ‘노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으로 전략공천은 옳지 못한 제도라고 생각한다”라며 “(새누리당) 당헌·당규상에도 전략공천 제도는 없다. 더는 그에 대해 논하지 않겠다”고 거듭 쐐기를 박았다. 당내 친박(친박근혜)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전략공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김 대표는 전날 측근들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도 “전략공천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 ‘전략공천 불가’ 쐐기
“옳지 않은 제도, 더는 논하지 않겠다“

친박 핵심 홍문종
“안심번호 공천제는 폐기된 것”

비박 중진 정병국
“대통령 주변 너무 잘못하고 있어”

청와대 강경태도 고수
“당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어”

새누리당 내 안심번호 공천, 전략공천 관련 계파별 발언

청와대와 새누리당 친박계는 일단 공식대응은 피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와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전날 “더 이상 (안심번호를 두고) 공방을 하지 말자”며 ‘휴전’을 선언한 상황에서 논란을 더 키우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그러나 친박계와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은 장외에서 양보없는 공방전을 이어갔다. 친박 핵심인 홍문종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상황에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폐기된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반면, 비박 중진인 정병국 의원은 <한국방송>(KBS) 라디오에 출연해 “청와대가 공천 룰에 민감하게 반응하면 결국 국민들 사이에 ‘박근혜 대통령이 내 사람 심으려고 공천권 행사하려 하는 것이냐’는 논란이 벌어진다”며 “우리 스스로 대통령을 (특정) 계파의 대통령으로 전락시킨다. 주변 사람들이 너무 잘못하고 있다”고 청와대와 친박 의원들을 비판했다.

결국 총선 공천제도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5일 출범하는 당 특별기구 논의 과제를 놓고 김 대표와 청와대·친박이 정면으로 맞붙을 공산이 크다.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박’(비박근혜)계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중심으로 한 논의를 원하지만, 친박계는 공천제도 자체를 원점에서 논의하기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략공천은 안된다’, ‘안심번호는 안된다’ 식의 가이드라인은 온당치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상 전략공천도 고려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김 대표에게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안심번호 공천제를 정면 비판하면서 이번 갈등을 촉발시킨 청와대는 말을 아낀채 특별기구의 논의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정당 고유 영역인 공천 룰에 청와대가 개입해 월권 논란을 불러일으킨 게 부담스러운데다, 특히 이번 안심번호 공천제 논란이 지난 6월 국회법 거부권 행사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 ‘찍어내기’ 파동과 흡사하다는 시선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안심번호 공천제는 철회되어야 한다”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안심번호 공천제가 정치신인에게 불리하고 기존 세력에게 유리하다면, 이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이라며 “공천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당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당연히 의견을 얘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혜정 김경욱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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