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
어린이합창단 추위에 덜덜, 인권침해 여부 조사받는다 |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장에 동원된 어린이 합창단원들을 추위에 떨게 한 ‘배려 없는 행정’이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을 받게 됐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인 오영중 변호사는 30일 서울 중구 저동 국가인권위원회를 방문해 “어린이 합창단이 아무런 방한보호 조처 없이 1시간30분 이상 추위에 노출된 사건과 관련해 조속한 진상조사와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한다”며 진정서를 제출했다. 오 변호사는 진정서에서 △행사 당일 눈바람에 노출된 학생들에 대한 학부모·인솔교사 등의 보호 요청과 이에 대한 행사 담당자의 조처 △보호 요청을 받은 담당자가 상급 책임자에게 보고한 내용과 조처 △행사 이후 학생들에 대한 사과 등 사후 조처 등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그는 야외에서 치러지는 각종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행사에 학생 동원을 금지하는 내용의 인권 가이드라인(행정규칙)을 제정해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 보내줄 것을 인권위에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김 전 대통령의 영결식 당시 얇은 합창복을 입은 채 장시간 추위에 떨었던 구리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모습이 보도되면서 장례 준비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합창단을 섭외한 구리시청 관계자는 “아이들 가운데 다행히 감기에 걸린 친구는 없었다. 진행이 미흡했던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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