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대표. 이날 그는 ‘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부’ 제안을 거절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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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다음주의 질문
지난달 29일 ‘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부’ 제안을 거절하고 난 이튿날 광주를 찾은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대표가 ‘강철수’(강한 안철수)를 선언했다. 더이상 ‘간철수’(늘 간만 보는 안철수)로 머물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런데 광주를 다녀온 지 이틀 만에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 닥쳤다. ‘문안박 연대’를 ‘문·안 공동출마 혁신전당대회’로 맞받은 그에게 문재인 대표가 “전당대회는 안 된다”며 강수를 뒀기 때문이다. ‘당의 앞길이 걱정’이라는 안 전 대표의 짤막한 문자메시지 속엔 문 대표의 초강경 대응에 난감해하는 표정이 보였다. 문 대표는 4일엔 안 전 대표가 주장해온 ‘10대 혁신과제’까지 당헌·당규에 수용하겠다면서 ‘화해’ 카드로 압박했다. 며칠 전부터 문 대표가 정면돌파 의지가 강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새정치연합 안팎에선 비주류 의원들의 탈당설도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몇몇 호남 비주류 의원들의 ‘15일 선도 탈당설’도 들려왔다. 탈당설의 핵심은, ‘강철수’로 거듭난 안 전 대표의 선택이다. 과연 당을 떠날는지, 아니면 당에 머물러 ‘총선 이후’를 도모할지다. 그에게 탈당의 조건은 까다롭다. 우선, 얼마나 탈당하느냐다. 당내에선 일단 지역 기반이 탄탄한 호남 비주류 의원들이 손에 꼽힌다. 특히 무소속 당선 경험을 지닌 이들은 무소속의 설움을 잘 알지만 인물로만 승부해 이겼다는 자신감도 있다. 호남 비주류의 대표선수인 유성엽(전북 정읍), 황주홍(전남 장흥·강진·영암) 의원은 최근 공천 평가를 위한 당무감사를 거부해 문 대표로부터 도당위원장 사퇴를 요구받기까지 했다. 본인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당내에서 이들은 탈당 1순위로 올라 있다. 그러나 수도권 비주류들은 상황이 다르다. 이들은 ‘문재인만으론 안 되지만 문재인 없어도 안 된다’는 걸 잘 안다. 경기도의 한 비주류 의원은 지인들에게 “우리가 탈당하려면 한번 ‘쉰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안 전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 뜻을 밝히며 “나는 계파도 조직도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 말 그대로 안 전 대표가 당을 나갈 때 같이 손들 사람이 많지 않아 보인다. 변수는 당 밖에서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천정배 의원 등인데 안 전 대표가 선뜻 손잡기엔 이들은 아직 세가 약하다.
이유주현 정치부 정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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