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과 혁신 경쟁”

경남 양산시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다 선거구 획정 협상을 위해 상경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공항동 김포공항에 도착해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탈당 이후

문재인 핵심 측근 밝혀
문, 양산자택서 상경 선거구 협상
이번주 수습안 발표

원외 친안·친박 모임 성명
“일부 주류당직자 후퇴시켜야”

안철수 의원 탈당 뒤 당무를 중단하고 휴식에 들어갔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당 혁신 완수’를 명분으로 리더십 위기를 정면돌파하겠다는 구상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주에 문 대표가 밝힐 당 수습안에는 ‘안 의원 탈당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앞으로 출범할 안철수 신당과 혁신을 두고 경쟁하자’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15일 정의화 국회의장 주재로 마련된 여야 지도부의 선거구 획정 협상에 참석하기 위해 양산 자택에서 상경했다.

문 대표 쪽 핵심으로 꼽히는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와이티엔(YTN)에 출연해 “이제 문 대표를 중심으로 당의 전열을 정비해서 총선 준비에 나서야 한다. 총선 준비 일정이 상당히 지연된 상황이기 때문에 이제부터라도 서둘러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 쪽의 또 다른 관계자는 당 일각의 ‘비주류 포용론’에 대해 “오로지 대표 사퇴만 요구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포용하나. 중간적 해법은 없다. 혁신으로 정면돌파하는 게 답이다”라고 했다. 문 대표 쪽은 조만간 최재천 의장 사퇴로 공석이 된 정책위의장 후임을 임명하고, 선거기획단을 출범시켜 총선체제 전환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 쪽이 정면돌파 쪽으로 가닥을 잡은 데는 안 의원 탈당으로 ‘문재인 사퇴론’의 동력이 약화된 데다, 안 의원이 세력 규합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비주류 의원들의 추가탈당도 쉽지 않게 됐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 쪽 관계자는 “안 의원이 현재 탈당설이 거론되는 비주류 의원들과 손잡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은 선택 아니겠느냐”며 “지지층과 호남 여론이 유동적인 상황에서 비주류 의원들이 섣불리 움직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문 대표가 탈당한 안 의원이 남기고 간 ‘칼’(안철수 혁신안)을 쥐고 안철수 신당과의 ‘혁신 경쟁’을 명분으로 혁신 드라이브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당내 중간지대 의원들 사이에선 문 대표가 ‘정면돌파’에 앞서 지금의 당내 상황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기류가 만만찮다. ‘범주류’로 분류되는 수도권 초선 의원은 “문 대표가 그동안 당 대표로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점에 대해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필요하다. 그것 없이 ‘마이웨이’를 고집하는 것은 탈당에 불을 붙여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범주류 일각에선 ‘문-안 갈등’ 과정에서 강경론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최재성 총무본부장과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의 문책론도 나온다. 당내에선 이날 최 본부장이 비주류를 겨냥해 “참 후졌다”고 비꼬는 트위터 글을 올린 것을 두고 “불필요한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새정치연합내 소장 개혁파 원외인사 모임도 이날 안철수 탈당 사태 수습을 위한 당직 개편과 주류 인사들의 공천 물갈이를 촉구하고 나섰다. 당내 친안(철수)·친박(박원순) 인사들 20여명으로 구성된 이 모임은 성명에서 “쇄신 당직인사를 단행해 당의 면모를 일신해야 한다. 특히 단합을 저해하는 일부 주류 당직자들은 2선으로 후퇴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당이 살아남으려면 ‘물갈이 혁신’이 필요하다. 주류 세력부터 솔선하지 않으면 혁신은 계파싸움으로 변질될 것”이라며 문 대표의 ‘자기희생적 혁신’을 주문했다. 성명에는 강희용 부대변인과 황희 정책위 부의장 등 당직자를 포함해 금태섭 변호사, 정기남 전 원내대표 특보 등 옛 안철수계 인사와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권오중 전 서울시 정무수석 등 친박원순 인사들이 참여했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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