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2.18 22:14
수정 : 2016.02.23 11:52
순창 찾은 안철수와 회동
전주 덕진 출마 밝혀
이상돈 햇볕정책 비판 관련
“중요한 건 안 대표 생각”
개성공단 부활 등 협력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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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저녁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기거하는 전북 순창군 복흥면 복흥산방을 찾은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정 전 장관을 만나 함께 실내로 들어가고 있다. 순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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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18일 국민의당에 합류하기로 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이 머물고 있는 전북 순창 ‘복흥산방’을 찾은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와 회동한 뒤 함께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을 보면, 정 전 의원은 국민의당에 합류해 총선 승리와 호남 진보정치를 위해 백의종군하며, 정 전 의원과 안 대표는 사회 불평등 해소, 개성공단 부활 및 한반도 평화, 2017년 여야 정권교체를 위해 조건 없이 협력하기로 했다. 또 양당 기득권 담합 체제를 깨지 못하면 한반도 평화도, 경제민주화도, 복지국가도 어렵다는 뜻을 같이했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회동 직후 <제이티비시>(JTBC) 인터뷰에서 “백의종군하겠다는 것은 당내에서 어떤 직책도 맡을 생각이 없다는 뜻”이라며 고향인 전주 덕진에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국민의당 ‘중도’ 노선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선 “저의 노선은 합리적 진보 정도이지 외곬 진보가 아니다”라며 “야권이 바뀌어야 정권교체 가능성이 생긴다. 국민의당에 무게를 실어주는 것이 전체 야권 변화를 견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이 정 전 의원의 핵심적 가치인 햇볕정책과 다르지 않으냐는 질문에, “국민의당에서 중요한 것은 안 대표의 생각”이라며 “<안철수의 생각> 책을 들춰보고 또 안 대표를 만나기 전에 국민의당 강령도 봤는데 햇볕정책 계승발전이 명시돼 있다. (안 대표를) 만나서 수사냐, 신념이냐고 물어봤더니 ‘신념에 변함이 없다’고 답하더라”고 전했다.
하지만 ‘담대한 진보’를 외쳐온 정 전 의원이 국민의당에 입당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있다. 지난해 4·29 재보선에서 패한 뒤 순창에서 칩거해온 그는 정치활동을 재개하면서 ‘개성공단 폐쇄와 같은 남북관계 퇴행을 막기 위해서’란 명분을 달았다. 그러나 최근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 등 몇몇 국민의당 핵심 인사들은 “햇볕정책 한계 있다” 등의 발언을 내놓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정당이란 울타리를 얻고, 국민의당은 전북의 교두보를 확보함으로써 양쪽 모두 정체성보다 ‘실리’를 취하는 선택을 한 셈이다.
정 전 의원의 합류로 국민의당은 이제 전남, 광주, 전북을 잇는 ‘호남벨트’를 노려볼 만한 여건을 마련했다. 전북에선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정 전 의원의 국민의당 합류로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버티고 있는 전북지역도 들썩일 가능성이 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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