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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6.11 20:46 수정 : 2017.06.11 22:05

니카이 도사히로 일본 자민당 간사장.

자민당 간사장 지난 10일 방한 하루전
방송선 “재협상은 바보소리”
대표적 지한파…
오늘 문 대통령 만나 아베 친서 전달·정상회담 등 논의

니카이 도사히로 일본 자민당 간사장.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특사로 한국을 방문한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관련 한-일 12·28 합의(이하 12·28 합의)와 관련해 잇따라 막말을 쏟아내 논란이 일고 있다. 니카이 간사장이 일본 정계에서 비교적 온건·합리파란 점에서, 12·28 합의에 대한 한·일 간 인식의 차가 크다는 점을 새삼 드러냈다는 평가다.

니카이 간사장은 방한 당일인 지난 10일 전남 목포에서 한국 국회의원 등과 만나 “걸핏하면 (한·일) 양국을 멀리 떨어뜨리려고 하는 세력이 한국에도, 일본에도 있다”며 “간계를 꾸미는 한 줌의 일당은 박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안에도 한 줌이라도 있을지 모르니 발견하면 박멸해 달라”며 “한·일 양국이 우정을 갖고 계속 사이좋게 지내길 바라는 사람들이 몇 배나 더 많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은 12·28 합의를 둘러싼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아베 총리와 한 통화에서 ‘국민 정서’를 앞세워 12·28 합의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도 청문회에서 “법적 구속력이 없다”며 재협상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나카이 간사장의 발언을 두고 일본 언론들이 “한·일 우호 강화를 호소하는 맥락에서 나온 발언이지만 표현이 과격했다”(<마이니치신문>), “양국 현안을 감안할 때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아사히신문>)고 짚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앞서 니카이 간사장은 방한 전날인 지난 9일 <에스비에스>(SBS)와 한 인터뷰에서 12·28 합의에 대해 “(한·일이 서로) 얘기해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일본이) 돈도 지불했는데 그 뒤에 다시 처음부터 재협상이라니, 그런 바보 같은 소리를 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통용되지 않는다”고 말해 논란을 부른 바 있다.

한·일의원연맹 상임이사인 니카이 간사장은 김대중·이명박 정부에서 훈장을 두차례나 받은 대표적 ‘지한파’ 의원으로 꼽힌다. 1983년 첫 당선 이후 중의원 11선을 한 그는 집권 자민당 내에서 아베 총리에게 ‘직언’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꼽힌다. 그는 아베 정부가 ‘위안부’ 동원 과정의 강제성과 군의 관여를 인정한 고노 담화를 검증한다며 흠집내려 했을 때 “경솔하게 하면 안 된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인 바 있다. 그는 지난달엔 중국에 특사로 파견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아베 총리의 친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조세영 동서대 일본연구센터 소장은 “니카이 간사장은 이념적으로 골수 우파가 아니며, 탄탄한 인맥을 바탕으로 한-일·일-중 관계가 막혔을 때 이를 뚫어내는 역할을 하는 인물”이라며 “그의 발언을 보면, 12·28 합의에 대한 일본 쪽 인식이 한국과는 전혀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소장은 이어 “(위안부 합의처럼) 전임 정권에서 엎어놓은 물을 없던 일처럼 깨끗하게 쓸어담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최선의 수습을 하기 위해선 역으로 일본과는 전혀 다른 우리 쪽 분위기를 충분히 (일본 쪽이)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짚었다. 니카이 간사장은 12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해 아베 총리의 친서를 전달하고, 한-일 정상회담 조기 개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정인환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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