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0.02 21:38
수정 : 2016.10.02 22:05
미 MD 전문가 포스톨 교수 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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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도어 포스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명예교수가 2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외교안보 정책간담회에서 사드 배치 등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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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11(북극성)을 비롯한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알기 어렵지만, 만약 KN-11이 발전한다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는 무력화할 수밖에 없다.”
한국을 찾은 시어도어 포스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가 2일 이렇게 말했다. 미 해군 참모총장의 자문을 맡는 등 미사일방어 체계를 수십년간 연구해온 포스톨 교수는 이날 국회에서 추미애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만나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한 간담회를 했다. 포스톨 교수는 3일 서울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10·4 남북정상선언 9주년 기념 행사 ‘사드와 동북아, 운명의 2016’에 주제발표자로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포스톨 교수는 이날 간담회에서 “전투에서 사드의 실제 성능은 낮을 것으로 본다”며 “상대방이 이행할 여러 대응책이 있고 이를 통해 사드를 무력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사적) 계획을 세우는 게 실제 우리가 목표한 결과를 낳지는 않는다”며, 과거 걸프전 당시 미국의 패트리엇 미사일방어 체계를 예로 들었다. 1991년 걸프전 직전 패트리엇 미사일방어 체계는 17번의 시험에서 17번 성공해 100% 성공률을 기록했지만 실제로 전투에 사용됐을 땐 44번 시도에서 성공률이 0%에 그쳤다. 이라크의 스커드 미사일을 하나도 요격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어 포스톨 교수는 “한국이 처한 위협에 더욱 적합한 대안 체계를 마련할 수 있다”며 “대안적인 방어체계를 도입하면 계약자에 의존하는 대신 한국 정부가 자체 운용하고 개발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의 기술 지원을 받는 등의 방법으로 한국이 자체 방어체계를 갖추는 게 낫다는 취지다.
추 대표는 이날 간담회를 시작하면서 사드 배치와 관련해 “우리 국민에게 찬반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있는 정치집단으로서 나라의 미래와 안보 위협에 대해 제대로 대안을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이날 간담회에 이어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사드 배치에 대한 찬반 당론을 정할 계획이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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