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10.03 15:14
수정 : 2016.10.03 15:30
인민일보, 사설서 사드 반대 목소리 높여
연휴에도 CCTV 사드 소식 주요뉴스로
한국 국방부가 30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를 배치할 대체부지로 경북 성주군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을 선정한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들이 보복 조처를 거론하며 다시금 ‘사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일 사설격인 ‘종성’에서 “미·한이 중국을 포함한 역내 국가의 전략적 안보 이익에 손해를 준다면, 응당 있어야 할 대가를 치르고 응당 있어야 할 반격을 받을 운명이 될 것”이라며 “중국인은 원래 말하는 것을 지킨다. 이번에도 예외일 수 없다”고 경고했다. 또 “미·한은 반드시 현실감을 회복해야 하며, 조선(한)반도는 모험의(위험을 무릅쓰는) 무대가 아니며 미·한이 그런 위험을 감당하지도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글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사드 배치의 이유라는 한국 정부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레이더 탐측 거리가 1000~2000㎞에 이르는 사드는 한반도 방어 수요를 넘어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한-미 동맹과 사드 배치를 강조하며 언급한 ‘확장억제능력’에 대해, “여러 해 동안의 형세를 보면, 이른바 ‘확장억제능력’은 단지 대항을 고조시키고, (한)반도 안보 형세를 한층 엄준한 위험에 몰아넣어, 한국의 안보는 더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글은 한국 내 사드 배치 반대 여론도 소개했다.
1일부터 7일간 계속되는 국경절 연휴 이틀째인 2일, 관영 <중앙텔레비전>(CCTV)은 한국의 사드 배치 부지 재선정을 주요 뉴스로 다뤘다. 경북 김천 주민들의 항의시위와 인터뷰, 원불교 쪽의 항의 등을 자세히 다룬 가운데, 앵커는 “한국 정부는 국회 비준도 얻지 않고, 주민들의 동의도 얻지 않은 채 사드 배치 부지를 선정했다”고 전했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1일 관련 기사에서 “한국의 사드 배치 계획은 북한뿐 아니라 중국도 화나게 했다. 중국은 사드 배치로 미국의 레이더가 자신의 미사일을 한층 잘 추적할 것으로 의심한다. 러시아도 배치에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사드 배치 부지 변경 발표 하루 전인 29일 국방부 대변인 브리핑과 <차이나데일리> 사설을 시작으로 반대 목소리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지난 7월 사드 배치 결정 뒤 <인민일보>는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내용의 ‘종성’을 4차례 연재하기도 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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