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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10.03 19:55 수정 : 2016.10.03 22:10

미사일 권위자 미 MIT 포스톨 교수
10·4 선언 9돌 토론회 참석
“8시간이면 탐지거리 4천㎞까지 확장
중국 겨냥 MD 한 부분으로 작동”
국방부 “스커드·노동미사일은 기만체 운용안해” 해명

미사일 분야 권위자인 시어도어 포스톨(사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는 3일 경북 성주 배치를 추진 중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가 “진짜 탄두와 가짜 탄두를 가려낼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사일 공격 때 기만탄(가짜 탄두)을 운용하면 사드가 무용지물이 된다는 진단이다.

포스톨 교수는 이날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9돌 국제학술토론회’에 참석해 “사드 요격체에 내장된 적외선 탐색기는 기만탄에 쉽게 무력화된다”며 이렇게 밝혔다. 사드 요격체는 레이더(AN/TPY-2)로 유도되다가 마지막에 자체 내장된 적외선(열) 탐색기로 표적을 찾아간다. 사드의 요격 고도가 40~150㎞로 높은 까닭도, 40㎞ 이하에선 공기밀도가 높아 바깥 공기와 탐색기 창의 마찰열이 잡음 구실을 해 탐색기가 잘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북한이 미사일을 고각 발사하면 사드에 장착된 적외선 탐색기의 이런 한계를 역이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스커드-B를 55도로 높여 쏘면 사거리는 300㎞에서 280㎞로 줄어들지만, 정점 고도는 75~80㎞에서 100㎞로 높아진다. 고도 100㎞는 공기밀도가 해수면의 200~300만분의 1이어서, 여기서 전개된 기만탄들은 고도 50~60㎞까지 진짜 탄두와 함께 내려온다는 것이다. 그는 “사드 요격체의 적외선 탐색기는 표적과의 거리를 파악하지 못하고, 사드 레이더는 기만탄들이 진짜 탄두보다 100m 정도만 떨어져 있어도 표적의 정확한 방위각을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드가 진짜 탄두를 가려낼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정점 고도에서 미사일 동체를 조각내 파편을 만드는 방식으로 기만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스커드·노동미사일은 기만체를 운용하지 않으며, 이들 미사일은 대기권에서 추진체 연소가 종료되고 탄두가 분리돼 탄두와 추진체 등이 밀집 비행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포스톨 교수는 사드 레이더가 중국의 탄도미사일을 탐지할 능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에 배치될 사드 체계가 중국을 겨냥한 미국 미사일방어(MD)의 한 부분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드 레이더가 ‘종말모드’(TM·사격통제용)로 배치되면, 경북 성주를 꼭지점으로 북한 쪽으로 넓게 펼쳐지는 부채꼴 모양의 탐색 가능 영역이 형성된다. 이 경우 탐지거리는 500㎞지만, 탐색 가능 영역을 좁히면 탐지거리가 늘어난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래서 사드 레이더를 ‘전진배치 모드’(FBM·조기경보용)로 전환해 탐색 영역을 좁히면 탐지거리가 2000㎞ 이상으로 늘어난다. 게다가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D-5는 레이더횡단면(RCS)이 넓어 사드 레이더의 잠재적 탐지거리는 3000~4000㎞로 늘어난다고 포스톨 교수는 밝혔다. 중국에서 만주, 시베리아 상공을 거쳐 미국으로 가는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사드 레이더의 최적 탐지거리는 북한 지역에 국한된다. 2000~3000㎞ 밖은 탐지 범위를 넘어선다”고 부인했다. 미군은 지금껏 사드 레이더의 탐지거리가 ‘1000㎞ 이상’이라는 공식 견해를 넘어선 구체적 언급을 피해왔다.

한·미 당국은 성주에 배치할 사드 레이더를 ‘종말모드’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미 국방부의 2011년 미 의회 보고자료를 보면 ‘종말모드’와 ‘전진배치 모드’의 전환은 8시간이면 가능하다. 포스톨 교수는 “두 모드의 유일한 차이는 소프트웨어가 레이더에 내리는 명령의 종류”라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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