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3.29 15:45
수정 : 2017.03.29 21:59
|
29일 낮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회관 앞에서 동네 할머니들이 트럭이 지나가려는 도로에 앉아 있다.
|
29일 지질조사 장비 실은 트럭 5대 회관 앞에서 막혀
곳곳에서 주민과 경찰 마찰…트럭 40분 뒤 사라져
“국방부, 불법 중단하고 관련 장비 돌려보내야”
|
29일 낮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회관 앞에서 동네 할머니들이 트럭이 지나가려는 도로에 앉아 있다.
|
“이놈들아, 안된다. 우리 동네에 사드는 안된다.”
29일 오후 1시께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회관 앞 도로를 할머니들이 막아 섰다. 4.5t 트럭 4대와 5t 트럭 1대가 옛 롯데스카이힐 성주컨트리클럽(골프장)에 올라가지 못하고 멈춰 섰다. 트럭에는 지질조사 목적으로 보이는 장비가 실려 있었다. 회관에서 2㎞를 올라가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되는 성주골프장이 나온다. 경찰 수백명이 주민들을 에워쌌고, 곳곳에서 주민과 경찰의 마찰이 일어났다.
“집시법 제20조 제1항에 따라 모든 참가자들은 즉시 해산해주십시오.” 경찰 지휘차에서는 계속해서 이런 방송이 나왔다. 하지만 주민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한 시간 동안 대치가 이어졌다.
|
29일 낮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회관 앞 도로에서 할머니들이 트럭이 지나가려는 도로에 앉아있다.
|
결국 오후 1시40분께 트럭들이 어딘가로 사라졌다. 10분 뒤 경찰도 회관 앞 도로에서 모두 철수했다. 도로에 있던 성주와 김천 주민 등 200여명은 회관으로 돌아갔다. 주민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회관 앞마당에서 사드 배치 반대 집회를 했다. 사라진 트럭은 회관 근처 원불당 대각전 주변에 주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아침 8시께에도 트럭들은 성주골프장으로 가려다 주민 30여명에게 막혔다. 주민들은 ‘사드 가면 평화 온다’고 적힌 펼침막을 들고 함께 도로를 막아섰다. 결국 트럭들은 아침 8시40분께 성주경찰서 주차장으로 돌아갔다.
성주골프장에 사드 배치가 결정된 뒤 장비를 실은 트럭이 진입을 시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는 지금까지 성주골프장에 헬기로 철조망만 실어날랐다.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 비상대책위원회,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 사드배치반대 부울경대책위원회(가칭), 사드배치저지 전국행동은 이날 성명을 내어 “국방부는 더이상 불법을 중단하고 관련 장비를 돌려보내야 한다. 경찰은 국민들의 정당한 저항을 겁박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충환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 동의 등 적법한 행정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서 이렇게 사드 배치를 강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김관진(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국방부는 사드 강행 배치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 우리는 끝까지 막아낼 것이며, 불상사가 나기 전에 사드 배치를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