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3.29 20:12
수정 : 2017.03.29 22:07
베이징 합작 ‘베스크데크’ 올초 중단
중국 당국 “한국산 굳이 쓸 거냐” 압박
보조금 배제로 LG·삼성도 피해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이 중국 베이징에 합작 설립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 ‘베스크(BESK) 테크놀로지’의 가동이 올 초부터 전면 중단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차원일 개연성이 짙어, 관광·유통 영역을 넘어 제조업까지 경제 보복이 이미 번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29일 “연초부터 베이징 공장이 멈춰 선 상태”라고 밝혔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2013년 중국 베이징자동차 등과 함께 베스크 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에스케이의 충남 서산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 배터리 셀을 수입해 팩으로 조립·완성한 뒤 베이징자동차에 공급하는 공장이다. 에스케이 쪽은 “베스크의 가동과 운영은 지분 60%를 가진 베이징자동차 등 협력 파트너들의 전략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사드와 직접 연결지어 해석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베이징 공장 가동 중단은 지난해 말 중국 당국이 취한 한국산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단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지난해 말 ‘굳이 한국에서 만들어 온 배터리를 계속 사용할 거냐’고 중국 자동차 업체에 압박성 지침을 내렸고, 이에 따라 베이징자동차도 ‘당분간 한국에서 만든 배터리를 안 받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엘지(LG)화학과 삼성에스디아이(SDI)도 중국에서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산 셀을 쓰던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정부 보조금을 못 받게 될 우려가 대두하자 올 초부터 한국산 배터리 주문을 대폭 줄였고, 이 바람에 엘지와 삼성도 판매물량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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