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3.30 20:25
수정 : 2017.03.30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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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부지로 성주 골프장을 제공한 것과 관련 중국에서 불매운동 등 다양한 보복조처를 겪고 있는 롯데가 지난 2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외관에 중국어로 “'당신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기다립니다”라는 문구를 게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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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브리핑 “한, 사드로 안전할 수 없다”
‘러 반대’ 글로벌MD와 연계짓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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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부지로 성주 골프장을 제공한 것과 관련 중국에서 불매운동 등 다양한 보복조처를 겪고 있는 롯데가 지난 2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외관에 중국어로 “'당신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기다립니다”라는 문구를 게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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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30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한국 배치와 관련해 “말로만 대응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다음달 6~7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드 문제가 본격적인 의제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매달 진행하는 정례 브리핑에서 ‘사드 장비가 한두 달 안에 모두 한국에 도착해, 4월부터 가동될 것’이란 관측에 대한 질문에, “중국은 이미 여러차례 사드의 한국 배치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며 “이 자리에서 두 가지를 강조한다. 첫째, 사드 배치는 한국을 더 안전하게 해줄 수 없으며, 둘째, ‘사드 배치 반대’에 있어 중국군은 단지 말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 대변인의 발언은 ‘행동’을 수반한 대응 조처를 시사한 것이지만, 이날 구체적인 설명이 나오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해 중국 내에서는 언론을 통해 △사드 배치지를 겨냥한 미사일 배치 △레이더 간섭 등을 통한 무력화 △중·러 미사일방어(MD) 체계 대응 합동훈련 등이 거론된 바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가 미국의 글로벌 엠디 구축 과정에 해당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하루 전인 29일 정례 브리핑에서 “사드 한국 배치는 미국의 엠디 강화의 일부분이며, 동북아 지역의 평화·안정에 관계된다”며 “중국은 관련 각국이 중국을 포함한 지역 내 국가들의 합리적 우려를 직시하고, 사드 배치를 중단하기를 재차 촉구한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관영매체들은 사드와 엠디를 연결짓거나, 러시아의 엠디 대응 사례를 소개하는 등의 내용의 글을 잇따라 게재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의 대결 구도를 명확히 하면서, 러시아와의 공동대응을 시사하는 성격이기도 하다.
중국의 강경한 태도는 일주일 뒤 시진핑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취하게 될 입장을 가늠케 한다. 루 대변인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시 주석이 4월4~6일 핀란드를 방문한 뒤, 6~7일 미국을 방문해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루 대변인은 이날 구체적인 일정이나 의제를 설명하진 않았지만, 한반도 문제, 남중국해, 무역 불균형, 환율 문제 등이 주 의제가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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