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2.04 14:39
수정 : 2018.02.04 14:56
|
지난 3일 저녁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주웨딩 2층에서 열린 별동네 공동체 창립총회에서 주민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성주/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
주민 중심으로 한달 만에 270여명 회원 가입
관변단체 아닌 자발적 주민 공동체로 운영
|
지난 3일 저녁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주웨딩 2층에서 열린 별동네 공동체 창립총회에서 주민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성주/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곳 성주 땅에는 지난 1년 반 동안 사드라는 역사적인 사건이 우리들의 중심에서 너무나 많은 시련과 아픔, 그리고 수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한편으로는 관과 민, 남녀노소가 하나가 되어 같은 목소리로 우리들의 염원을 향해 목청껏 한 목소리를 내었던 그때의 감격과 감동은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들을 겪으면서 우리들의 삶의 본질인 사람 중심, 지역 중심의 공동체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왔습니다.”
지난 3일 오후 6시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주웨딩 2층에서 열린 ‘별동네 공동체’ 창립총회에서 준비위원장을 맡은 주민 노성화(63)씨가 이렇게 말했다. 성주웨딩 2층을 가득 메운 170여명의 참석자들 사이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한 참석자는 이를 보고 “성주의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했다. 성주는 지난 1년 반 동안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라는 시련을 겪은 곳이다.
성주에서 관변단체 성격이 아닌 주민 중심의 공동체를 만들자는 이야기는 지난해 8월부터 나왔다. 지난해 12월 노씨가 공식적으로 제안해 주민 10명이 준비위를 꾸려 회원을 모으기 시작했다. 한달도 안돼 270여명이 회원에 가입했다. 창립선언문에는 ‘우리들의 삶과는 거리가 있는 지방정부, 그것에 묶여 살아가는 생활로부터 벗어나자’, ‘사람, 지역, 관계 중심의 성주를 만들어가고자 한다’라고 적었다.
별동네 공동체는 총회, 이사회, 각 지역위원회, 각 부문위원회, 사무국, 고문단, 자문단 등으로 구성돼있다. 지역위원회는 성주의 10개 지역이 모두 포함돼 있다. 부문위원회에는 농업위원회와 상업위원회, 학술·문화위원회 등을 비롯해 성평등위원회까지 만들어져 있다. 관에 의존하지 않고 주민들이 회비를 모아 자발적으로 운영한다. 당장 올해부터 성주 독립운동가 기념사업을 비롯해 프리마켓과 인문학교실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주민 이강태(43)씨는 “성주 사드 배치를 계기로 많은 주민들이 모였고 서로 알게됐고 친해지게 됐다. 과거부터 이어져온 관행과 관습, 타성에 젖어 살지 않고 우리 아이가 태어나 자라는 이 땅을 지금보다 더 나은 곳으로 바꿔보고 싶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2016년 7월13일 성주 사드 배치를 발표했다. 일부 주민들이 막았지만 지난해 4월26일과 9월7일 두번에 걸쳐 사드가 배치됐다. 일부 성주 주민들은 아직도 성주군 성주읍 성주군청 건너편 주차장과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회관 앞마당에서 사드 배치를 철회해 달라며 집회를 하고 있다. 성주(616㎢)는 서울(605㎢)과 면적이 비슷하다. 하지만 성주에는 4만5000여명이, 서울에는 985만7000여명이 산다.
성주/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