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지카 바이러스’ 법정 전염병 지정

전 세계적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지카(Zika)’ 바이러스가 국내서도 ‘법정전염병’으로 지정됐다.

질병관리본부는 29일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신속하고 체계적인 방역체계 구축을 위해 ‘제4군 감염병’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제4군 감염병은 국내에서 새롭게 발생했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감염병 혹은 국내 유입이 우려되는 해외 유입 감염병을 뜻한다. 이렇게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되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라 확진 또는 의심 환자를 진료한 의사는 보건소장에게 즉시 신고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2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은 현재 미국과 영국, 뉴질랜드와 동남아 등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다음달 1일 긴급위원회를 소집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해당 지역에 대한 역학조사는 물론 여행·교역·국경간 이동이 금지된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H1N1), 2014년 소아마비,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등 세 차례에 걸쳐 선포된 바 있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선천적으로 머리가 작은 소두증 신생아를 출산할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미 이들 감염증 발생 국가에 대한 여행 자제나 연기를 권고한 상태다. 하지만 지카 바이러스는 모기에 의해 전파될 뿐, 일상 접촉으로 감염되지 않고, 또 감염된 사람의 혈액을 수혈받거나, 성 접촉을 하지 않는 한 사람 간 감염 가능성은 없다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설명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지카 바이러스 대책반을 운영하는 한편 전문가 등을 중심으로 자문단도 구성했다. 이창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