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1.26 19:31
수정 : 2016.02.1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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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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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친박 갈등 격화
‘선진화법’ 입법과정 언급하며
친박 흔들기에 맞서 ‘상향 공천’ 강조
최경환엔 “정권의 막강 실력자”
친박 대표채널 인정 ‘제휴’ 손짓
최경환은 “대구경북 의원들 반성을”
현역 물갈이론 계속 펌프질
경제부총리직에서 물러나 여의도로 복귀한 최경환 의원의 발언과 역할론을 놓고 새누리당이 연일 시끄럽다. 26일에는 김무성 대표가 최 의원을 “정권의 막강 실력자”로 표현하며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집권당 대표 김무성(65·5선)과 ‘친박 실세’ 최경환(61·3선)이 여권의 ‘실질적 투톱’으로 공식화한 모습이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장기 경제 아젠다 전략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이 4·13 총선에서의 최 의원 역할론에 대해 묻자 “동의한다”며 “(최 의원은) 정권의 막강한 실력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 의원과 많은 대화를 해서 서로 의견을 조율하겠다”고 했다. ‘최경환 역할론이 김무성 흔들기라는 말이 있다’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 최 의원과 대화 잘 통하는 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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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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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앞서 이 행사 연설에서는 국회선진화법의 폐해를 지적하며 ‘상향식 공천제’를 거듭 강조했다. 김 대표는 “(2012년에 선진화법 만들 때) 많은 의원들이 반대했는데, 당시 권력자가 찬성으로 돌자 반대하던 의원들이 모두 다 찬성으로 돌아버렸다”며 “이런 (권력자를 따라가는) 잘못을 종료시키려고 공천권에 발목잡힌 국회의원에게 정치적 철학과 소신을 굽히지 말라는 뜻에서 100% 상향식 공천을 온갖 모욕과 수모를 견뎌가면서 완성했다”고 말했다. 상향식 공천제를 성과로 강조하면서,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던 박근혜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모양새가 됐다.
김 대표의 발언은 친박계 일부에서 주장하는 ‘무경선 인재영입’(전략공천)에 단호하게 선을 긋되, 총선과 관련한 주요 의사 결정에서 최 의원을 청와대·친박계의 대표 채널로 인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최경환 전 부총리가 정권 실세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최 전 부총리도 김 대표를 예우하고 있어서 둘 사이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도 표면적으로는 지역구(경북 경산·청도)에 주로 머물며 ‘낮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 의원은 자신을 인재영입위원장에 기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최근 사석에서 “그 욕 먹을 짓을 왜 하느냐”며 단호하게 뿌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정치적 발언을 이어가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최 의원은 지난 25일 서울에서 대구·경북 언론사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야당이 발목잡고 뒷다리를 거는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대구·경북 의원들이 보좌를 제대로 했느냐”며 “나를 포함해 대구·경북 의원들은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현역 의원 교체론’에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됐다. 그는 ‘대구 진박 재배치’의 배후로 지목되는 데 대해서는 “관여한 게 없다”고 했다.
각각 차기 대선 주자와 당 대표 후보로 꼽히는 김 대표와 최 의원은 지난달 9일 만찬 회동에서 “우리끼리 싸우지 말고 자주 대화하자”고 뜻을 모았을 때 이미 ‘전략적 제휴’가 이뤄졌다는 해석도 있다.
황준범 기자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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