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의원(가운데)이 29일 오전 서울 마포 당사에서 열린 창당준비위원회 기획조정회의에서 장병완 의원(오른쪽)과 대화를 나누다 웃고 있다. 왼쪽은 주승용 의원. 연합뉴스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이 총선 민심의 분수령인 설연휴를 앞두고 지지율 회복과 교섭단체 구성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민의당은 최근 주요 인사들의 잇따른 실언과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의 대화록 유출 파문 등으로 창당준비위원회 출범 초기 20%대를 웃돌던 지지율이 10% 초반대까지 하락한 상태다. 국민의당은 반전을 위해 더불어민주당과의 정책 차별화,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통한 ‘캐스팅보트 전략’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29일 서울 마포 창당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연 기획조정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분배 문제에만 관심이 있다고 평가받을 뿐, 성장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성장하지 않으면 가장 고통을 받는 층은 서민과 중산층이란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은 성장과 분배는 따로 떨어진 게 아니라 서로 연결된 선순환 구조로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재벌체제는 글로벌 수준 대기업으로 재편돼야 하고, 중소·중견기업은 국가적 연구개발구조의 개편을 통해 독일식 ‘히든 챔피언’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민주와 차별화되는 색깔을 드러내 양당체제를 극복할 대안세력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 정강·정책에는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제, 중선거구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을 명시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의당은 이날 비공개 토론회에서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최다 득표자 2명이 결선을 치르는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고 국회의원 선거제는 현행 소선거구제 대신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와 중선거구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자신들이 추구하는 ‘다당제’와 대통령제의 제도적 긴장을 해소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쟁점법안과 선거구 획정안 처리 문제로 공전 중인 국회에서 캐스팅보트 전략으로 정치적 활로를 뚫어보겠다는 셈법도 내비쳤다. 최원식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열어 새누리당과 더민주를 싸잡아 비판하며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과 북한인권법의 본회의 처리를 압박했다.
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의원 영입도 서두르고 있다. 국민의당 의원수는 교섭단체 요건에 3석이 모자라는 17석이다. 3명을 채워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88억원의 정당보조금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국회 의사일정 및 법안 처리 협의에도 참여할 수 있다. 제3당으로서 확실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되는 셈이다. 국민의당은 ‘탈당설’이 돌았던 더민주 잔류 호남지역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의원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김한길 의원이 지난 27일 이들과 만난 데 이어, 소속 의원들도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여러 경로로 개별 접촉을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합류설이 돌았던 무소속 최재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정치를 그만둘 사람이니, 정당에 가입할 이유가 없다”며 거부의 뜻을 거듭 밝혔다. 또다른 유력 영입 후보였던 박지원 의원은 “국민의당에서 함께하자는 제안이 왔지만, 거취에 대해 아무것도 결정한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윤여준 공동창준위원장은 이날 기조회의 뒤 “신장기능이 나빠져 며칠 더 병원에 있어야 한다”며 사실상 창당준비작업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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