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복귀에 대해 물으면 특유의 선문답으로 즉답을 피해온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정치에 새로운 역동성이 필요하다”며 오랜만에 ‘현실 정치’를 언급했다. 러시아 극동문제연구소 초청으로 6박7일 동안 모스크바를 방문하고 돌아온 그는 31일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 새 판 짜기’를 거론했다.
“나는 국내 정치문제에 대해선 일체 관여를 하지 않고 있다. 어찌 보면 우물에 빠진 것처럼 답답함 속에 국민이 있는 게 우리 정치 현실이라 본다. 이런 정치 현실 속에서 과연 총선에 어느 당이 승리를 하고 누가 정권을 잡느냐(에 대해) 국민들이 제대로 관심을 갖겠는가.” 그는 “정치적인, 경제적인, 외교안보적인 총체적 난국 속에서 국민들에게 그래도 희망을 보이려고 하면, 정말 새로운 ‘뉴 다이나믹스’라는 게 필요하다”며 “정말 새 판을 짜서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우물에 빠진 정치에서 헤어날 수 있는 길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에 대해선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국민의당이 그렇게(새 판을 짜겠다고 ) 하는데 다당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글쎄요”라고만 답했다. “안 의원 쪽이 주장하는 데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느냐”는 물음에도 답을 하지 않았다. 강진에서 나올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엔 고개를 돌렸다.
박근혜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대해서도 각을 세웠다. 그는 “이번에 대통령이 5자회담을 제의한 것은 한마디로 철학의 부재이고 외교 시스템의 난맥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손학규계’로 불리던 이들은 총선을 앞두고 각자의 길을 찾아 뿔뿔이 흩어진 상황이다. 2012년 대선 경선 때 ‘손학규 캠프’ 대변인을 했던 김유정 전 의원은 국민의당에 합류해 광주 북갑 출마를 선언했다. 핵심 측근인 이남재 동아시아미래재단 전략기획본부장은 광주 북을에서 더민주 소속 예비후보로 나선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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