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6.03.09 19:28 수정 : 2016.03.20 21:03

박세훈 고려대 총학생회장. 사진 방준호 기자

대학생-청년 공동행동 릴레이 인터뷰 ②
20대 총선, 청년이 말한다


박세훈 고려대 총학생회장

‘몸 둘 바를 모르겠다.’

고려대학교 총학생회가 올해 진행하는 학생 주거복지프로그램의 이름이다. “집을 구하기 전 상담을 받으려고 학생회실을 찾아오는 학우들이 대학가의 좁고 열악한 주거환경에 ‘몸 둘 바’를 몰라하고, 평당 월세로 따지면 서울 강남의 타워팰리스보다 대학가 월세가 비싸 부모님 앞에서 ‘몸 둘 바’를 몰라한다”는 데서 착안해 지은 이름이라고 박세훈(22·자유전공학부·사진) 고려대 총학생회장이 설명했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집 구하기 상담과 동행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 학기부터는 고려대 주변 방들의 정보를 모을 수 있는 누리집을 열 계획이다. “솔직히 이런 작업을 왜 총학생회나 청년단체들이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청년들의 주거 정보를 모으고 분석해서 개선하는 것은 정부가 해야 할 일 아닌가요?” 박씨는 총학생회가 이런 사업을 그만두는 세상을 바란다.

‘대학생·청년 공동행동 네트워크’(공동행동)에 참여하고 있는 박씨는 9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청년들의 주거 문제는 우리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20대들이 가장 열악한 공간에 살고, 불공평한 주거 비용을 강요받고 있어요. 사회 전체의 주거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청년 주거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합니다.”

대학가 평당 월세 강남보다 비싸
주거빈곤 청년수 서울서만 52만명
“싼 기숙사·공공임대 공급 늘려야”

2014년 민주정책연구원은 ‘서울시 청년가구의 주거실태와 정책연구’에서 최저 주거 기준에 미달하거나 지하·옥탑방, 주택 이외의 거처에 머무는 서울의 주거 빈곤 청년 수가 52만명(22.9%)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1인 청년가구만 놓고 보면 서울시 청년의 36.2%가 이런 환경에서 산다. 주거 빈곤층 비율은 유독 청년 세대에서만 늘어나는 추세다. 박씨는 “학교 주변을 돌아보면 알 수 있지만 정말 기묘한 집들이 많다. ‘독서실’로 용도 분류된 건물을 원룸인 줄 알고 살고 있던 친구도 있고, 집이 너무 좁아 친구 한 명이라도 놀러 오면 옆으로 누워 자야 한다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공동행동은 특히 사회안전망이 부재한 상황에서 청년들이 불공평한 민간 임대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현재 청년의 공공임대주택 입주율이 1% 수준, 박씨는 “거리로 몰려나온 만만한 수요인 대학생들이 조물주인 건물주가 부르는 게 값인 임대료를 내고 열악한 집에 들어간다”고 비판했다. 청년의 주거권 보장을 요구하는 단체 ‘민달팽이유니온’이 46개 대학가의 원룸 표본을 살펴본 결과를 보면, 대학가 원룸의 평당 월 임대료는 10만9000원(2012년 기준) 수준이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아파트보다도 4만원 정도나 비싼 수준이다.

기숙사 역시도 저렴한 보금자리가 아니다. 박씨는 “고려대 기숙사 비용은 1명당 한 달 40만원(신축 내국인 기숙사 기준)에 가까운데, 2명이 한방을 쓰고 있으니 방 하나에 80만원인 셈”이라고 말했다. 대학가에 민자기숙사가 확대되면서 ‘원룸보다 비싼 기숙사’란 말이 나온 지도 오래다. 그나마 서울지역 사립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13.4%(2015년 기준)에 불과하다.

공동행동 쪽은 “청년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저렴한 기숙사를 확대하라”고 20대 국회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에게 제안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각 정당과의 토론회, 각 대학이 소재한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들과의 면담 등을 준비하고 있다.

‘어떤 집에 살고 싶은가.’ 이 질문에 박씨가 답했다. “침대와 책상을 놓고도 팔굽혀펴기 정도는 할 수 있는 크기의 집이요. 그리고 (청년들이 자신의 수입으로) 조금이나마 저축을 해 자립을 상상할 수 있을 정도의 임대료면 될 것 같아요.”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대학생-청년 공동행동 릴레이인터뷰] 20대 총선, 청년이 말한다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