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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3.14 19:27 수정 : 2016.03.15 14:09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14일 저녁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6차 공천명단을 발표한 뒤 회견장을 나서며 카메라 플래시가 눈이 부시다며 손으로 눈을 가리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유승민 찍어내기 예고

이한구 “실천만 남았다”
경선탈락 어렵자 자격심사로 선회
윤상현 끼워넣으면 파장 희석 판단
실제 실행땐 대구지역 역풍 클듯

새누리당 안팎에서 ‘설마설마’해온 ‘유승민 컷오프(공천 배제)’가 초읽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14일 저녁 발표된 서상기·주호영·권은희·홍지만 등 대구 의원들의 무더기 공천 탈락을 두고 당 관계자들은 “유승민 제거를 위한 전조”라고 말했다.

대구와 수도권 등 ‘민감 지역’의 공천만 남겨둔 상황에서, 이날 오전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공천 배제 대상으로 세 가지 부류를 언급했다. “국회의원의 품위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 “당 정체성에 심하게 적합하지 않은 행동을 한 사람”, “편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다선 의원 혜택을 즐긴 분들”을 정밀심사하겠다고 했다. 이 가운데 ‘당 정체성’ 부분은 이 위원장이 이름만 명시하지 않았을 뿐, 당 안팎 누구나 “유승민을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한구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상당한 갈등과 충돌이 있을 것이다”, “이제 실천하는 것만 남아 있다”고 말해, 유승민 공천 배제의 후폭풍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전투 의지’를 내보였다. 이 위원장은 이날 공관위 회의에서도 유 의원 공천 배제를 주장해, 비박근혜계 공관위원들과 격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 공천 여부는 이르면 15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이 지난 2월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20대 총선 대구·경북 지역 공천 신청자 면접을 했다. 대구 동구을에 출사표를 던진 유승민 전 원내대표(왼쪽)가 이날 당사에서 면접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유승민 컷오프’ 가능성은 친박계 이한구 의원이 김무성 대표의 거부를 꺾고 공관위원장을 맡을 때부터 예상됐다. 당 안팎에선 유 의원이 지난해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근혜 정부 기조와 다른 노선을 제시하고, 국회법 파동으로 청와대·친박계와 갈등을 빚다가 7월 박 대통령을 겨냥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란 ‘비수’를 날리며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을 때부터 박 대통령이 유 의원을 반드시 찍어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한구 위원장은 그동안 “당원의 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하는 경우 정밀 심사해야 한다”며 유 의원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해왔다. 청와대와 친박계 핵심 인사들도 “유승민은 안 된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주고받아왔다. 그럼에도 당내에는 박 대통령과 친박계가 대구 동을에 출마한 이재만 전 구청장의 지지율 상승을 유도해 경선에서 유 의원을 탈락시키는 시나리오가 우선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비박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경선으로는 유 의원을 탈락시키기 어렵다고 보고 자격심사로 컷오프시키는 확실한 방법을 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막말 파문의 주인공인 친박계 윤상현 의원을 세트로 묶어 동시에 공천에서 배제하면 ‘유승민 제거’의 파장을 희석시킬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 같다.

하지만 유 의원을 실제로 공천에서 배제할 경우 커다란 파장이 예상된다. 대구 지역의 한 인사는 “대구 시민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일”이라며 “대구에서도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걱정은 훨씬 크다. 한 출마자는 “수도권 중도층이 대거 이탈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의원은 “지역을 돌아다니면 ‘유승민 공천 안 주면 새누리당 안 찍겠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며 “수도권 선거에 큰 악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 쪽은 공천 배제 기류에 대해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이라며 반응을 아꼈다. 유 의원은 컷오프가 현실화할 경우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방안도 열어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준범 기자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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